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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때린 최인호의 미쟝셴, 이완용 '망국 재상의 고충' 비장감

당 내부 충언에 '내부갈등 희석' 측면 있지만 현 정국에선 최상의 조치 풀이 유력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 ·tea@newsprime.co.kr | 2021.01.27 13:43:41
[프라임경제] 정의당 미투가 일정 기간 확산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에서 사건 접수 후 발빠른 처리 속도와 엄정한 태도로 '성폭력 처리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찬사와는 별도로,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권리가 우선하는지 공인이 공론화한 공적 이슈인 만큼 시민단체 고발 등 다양한 파장 가능성을 모두 진보 진영이 감수해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 것.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같은 진보 진영 도매금 논란이 달갑지 않고, 앞서 '박원순-오거돈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 정당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미투가 부각되면 재보선 국면에서 그 피해는 자신들이 입을 것이라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상황에서 정치적 감각이 빛난 인물이 있다. 또다른 의미에서는 위기 진화의 '특급 소방수'로 활동한 면이 부각된 기성 정치인이라면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꼽을 수 있다. 강하게 발언을 하면서 진보 전반이 매를 맞는 재보선 쓰나미를 차단하게끔 시도한 것이 부각되는 것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부산에 정치적 바탕을 두고 있는 정치인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보수 기류가 강한 지역에서 금배지를 따낸 뚝심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낙연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으로 활약 중인데, 가덕도신공항 논란이라든지 이번 정의당 미투 상황에 대한 발빠르고 날렵하게 찌르기 각도를 재는 모습에 눈길이 쏠린다. 

그의 이런 감각은 청와대 근무 이력 등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현재로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같은 당의 주호영 원내대표가 움찍할 정도의 견제수가 민주당에 많지 않다. 즉 무게감 있는 공을 열심히 던질 몇 안 되는 민주당 인사 중 하나가 그라는 평가는 대단히 적확하다. 

다만 이번 정의당 미투 사태에 그가 "충격을 넘어 경악"이라고 공격한 점은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공학적 계산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적당한 수위를 유지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대표적 진보 정당인 정의당에 일정한 파트너십 차원에서 수위 조절을 했어야 한다는 주문도 존재한다. 

이 점은 결국 민주당 내부의 결이 그의 처리 태도, 더 나아가서는 친문 지지층의 정의당 미투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완전히 같지 않음이 드러나면서 현실적 흠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실제로, 같은 당 권인숙 의원은 26일 "정의당 사건에 대해 민주당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사실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고, 아직 처리가 완벽하지 못한 가운데 문제를 밖으로 돌려버리려는 이상한 태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깔린 셈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정의당 미투 대응 면에서 눈길을 끈다. ⓒ 최인호 의원실

최 수석대변인이 인격적 문제가 있어 강한 수를 둔 건 결코 아니라는 공감대가 정가엔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당내 여러 악재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밑천과 운신의 폭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애정 어린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대한제국 말기 외무대신 등을 역임한 이완용은 "가난한 집의 주부와 망해가는 나라의 대신은 해야 할 일은 많지만, 할 수 있는 힘은 별로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정권 후반부이고 부동산 대란 등으로 논란이 많지만 아직 상당한 대통령 지지율 등을 쥔 민주당 그리고 정부로서는 망국의 힘없는 재상론에 바로 빗댈 처지는 아니다(최인호=이완용 같은 인격적 평가도 아니다). 

다만 바로 이런 이완용 발언의 일부 유의점, 일은 많지만 쓸 수 있는 힘은 의외로 적다는 대목 그럼에도 사람들은 어떤 높은 태도의 힘을 민주당 진영에 요구한다는 것은 유효하고, 최 수석대변인으로서도 고심해 볼 숙제이며, 이는 위에서 언급한 권인숙 의원의 우려와 궤를 같이 한다. 

'최인호'호가 항해하는 내내, 그리고 앞으로 더 큰 바다로 나갈 때 느낄 외로움이 이번 정의당 쳐 내기에서 엿보인다. 고통을 통해 그도 한층 성장했기를 기대하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단순한 미쟝셴 멋부리기가 아니라 정국 전반에 대한 고민을 깐 정치 미쟝셴 그리기를 그가 배우며 중진에서 거물로 완숙해 가기 시작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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