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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총수들 간 비공개 회동…협력 위한 초석?

정례화 예견됐던 회동 이재용 부회장 부재로 당분간 '스톱'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2.01 18:22:05
[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현대자동차(005380)·SK(034730)·LG(003550) 4대기업 총수들이 2020년 12월 비공개 회동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총수들의 비공개 회동이 기업 간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는데, 올해 들어 4대기업 간 '합종연횡' 소식들이 계속되자 격의 없이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구체적 협력 관계 구축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자리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 프라임경제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식사를 겸한 송년 모임을 가졌다. 

12월 모임은 정의선 회장이 세 명의 총수를 초정해 열렸으며, 4명의 총수들은 이 자리에서 각종 재계 현안들을 비롯해 △전기차 △2차 전지(전기차 배터리) △로봇 △반도체 △5G(세대) △AI(인공지능) 등 4대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개별 배터리 회동 이후 진행된 4대기업 총수들의 비공개 회동은 9월을 시작으로, 11월과 12월 세 차례에 걸쳐 계속되며 '정례화'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특히 앞서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 이어 12월 회동에서도 미래차와 2차 전지 등 전장 사업 관련 주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협력사례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달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드는 첫 전기차 '아이오닉 5'에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장치를 이용하는 새로운 사이드미러 시스템을 적용한다. 특히 이 시스템에 들어가는 OLED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낙점됐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강화한다는 소식 역시 4대기업 총수의 비공개 회동을 기점으로 구체화된 완성체 업체와 미래차 소재·부품사 간 협력관계 논의의 결과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1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가 자사의 3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7'에 탑재될 배터리로 20조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 제품을 낙점했다. 

다만,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 측 모두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만약 SK이노베이션이 아이오닉7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면, 올해 출시될 아이오닉5에 이미 배터리 납품을 확정한 데 이은 두 번째 수주 쾌거다. 

업계 관계자는 "4대기업 총수 간 비공개 회동은 개별 배터리 회동 때 논의했던 현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기업들 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례화될 것으로 예견됐던 4대기업 총수들의 비공개 회동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1위이자 핵심 인물인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됐기 때문.

특히 4대기업 총수들의 비공개 회동의 다음 호스트는 이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부회장의 부재로 3명의 총수만 만남을 갖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 추측이다. 

재계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비공개 회동이 계속된다는 점은 미래차 기술 개발이 특정 한 기업의 독자 기술로 이끌어 나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며 "4명의 총수 모두가 만남을 갖는데 의의를 뒀던 만큼 이 부회장의 부재 기간에는 4대기업 총수 회동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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