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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인뱅도 '중금리 대출'…고심 깊어지는 저축은행

카뱅·케뱅, 상품 추가 출시 예정…빅테크도 중금리 대출 본격화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1.02.02 17:20:22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하는 저축은행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인터넷 은행·빅테크 사이 상품이 확대되고 금리인하 등 경쟁이 과열되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하는 저축은행 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 업계가 취급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은 85개로 전년동기대비 18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총 95개 중금리 대출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2분기까지 4~5개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해왔으며, 3분기부터 9개 상품으로 늘리면서 중급리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또 올해 1분기에 11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도 지난해 1분기 4개의 중금리상품을 취급했지만, 2분기 5개, 3~4분기 6개 등으로 지속해서 늘려온 상황이다. 페퍼저축은행 역시 올해 1분기 7개 상품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빅테크와 P2P업체의 중금리 대출 관련 공격적인 마케팅 또한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중신용자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고신용자대출인 직장인신용대출의 최대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올 상반기 4000억원 규모 증자를 계획중인 케이뱅크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빅테크들도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에 뛰어들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을 출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앞으로 신청 자격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신용평가시스템을 더욱 고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연내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신용대출을 선보인다. 3500만 고객의 생활금융데이터를 활용하는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들에게도 대출이 가능할 예정이다.

P2P업체의 경우 일부 상위 회사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 비중을 70%넘게 꾸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금리 신용대출은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4~7등급에 속하는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이 부실가능성이 거의 없는 1~3등급 소비자를 위주로 신용대출을 제공하다 보니, 매해 금융당국은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해야 한다며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강조해왔다. 

이에 2016년 7월에는 중금리 대출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선보였고 2018년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시작하며 '중신용자 포용'이라는 전제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저축은행, 인터넷은행, P2P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 1금융권인 시중은행 대출 심사가 어려워지면서 제 2금융권으로 넘어온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는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등에 따른 결과다. 시중은행들은 고신용자 대출의 최고한도를 낮추거나 마이너스통장 신규 발급을 중단하는 등 규제가 심해지면서 중금리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선 이러한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아울러 올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오면, 중금리는 4%포인트 떨어져 대출 문턱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대출 옥죄기 여론이 거세진 상황에서 저축은행 업계로 불똥이 튈까 우려된다"며 "업계간 경쟁이 이뤄지고 포용력이 확대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이로 인해 제 2금융권의 폭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중금리 대출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금리 대출 시장 선점을 위해 과도하게 대출을 늘리는 모습은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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