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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일까" SK하이닉스 균열 조짐에 채용 나선 삼성전자?

최태원 회장, 연봉 반납으로 진화 나서…해결 가능성 미비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2.02 16:56:39
[프라임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최근 PS(초과이익성과급) 관련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봉 반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불붙은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DS) 부문 경력사원 채용에 나서면서, 낮은 PS 책정으로 인해 불만이 높아진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대규모 인력 이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PS(초과이익성과급) 관련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 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28일 사내 공지를 통해 PS 규모를 연봉의 20%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은 타사 대비 과도하게 적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자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나 상승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PS가 책정됐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5조126억원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보다 영업이익이 현저히 낮은 곳에서도 높은 PS가 책정됐다는 점과 여기에 EVA(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금융, 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 산출 방식을 사용해 PS가 책정되는데, 이 EVA 산출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만이 야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SK하이닉스 내부에서 불거진 PS 저 책정 논란에 대해 최태원 회장이 정면돌파에 나섰지만 쉽사리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경기도 이천시에서 최 회장을 비롯한 SK하이닉스 주요 임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M16 공장 준공식을 가졌는데, 이곳에서 SK하이닉스 노조는 PS가 적게 책정됐다면서 피켓 시위를 펼쳤다. 

대한상공회의소 단독 회장 추대 및 SK하이닉스의 미래에 날개를 달 D램 공장 준공 등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로 기억돼야 하는 이날, 노조의 피켓 시위는 최 회장에게 적잖은 충격을 준 모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M16 준공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 SK하이닉스


최 회장은 준공식에서 "SK하이닉스에서 지난해 받은 것을 모두 반납하겠다"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쉽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제가 지난해 SK하이닉스를 통해 보상받은 부분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다 진행된 절차는 돌리지 못하지만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다시 얘기해봤으면 한다"며 "이런 분위기로 M16 준공 노력이 평가절하 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2019년 기준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은 30억원이다. 지난해 총 연봉과 성과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연봉이 직원 전체에게 전달될 경우 1인당 받는 금액은 약 1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슈퍼사이클(장기호황)' 전망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돼 왔던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와 더불어 재택근무 등으로 인한 PC 수요 증가로 올해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 수요 증가와 이로 인해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반도체의 가파른 수요 증가세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PS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다가올 반도체 호황에 대비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삼성그룹 경력직 채용공고 화면 캡처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21년 상반기 DS부문 경력사원 지원서를 받고 있다. 지원서 마감 기한은 오는 22일까지다.

모집분야는 △메모리사업부 △시스템 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TSP총괄 △글로벌인프라총괄 △DIT센터 △생산기술연구소 △종합기술원 △부문직속 등 10개에 이른다. 근무지역은 경기 화성·평택·기흥(용인)캠퍼스, 충남 천안·온양(아산)캠퍼스 등이다.

삼성전자는 우대사항으로 학사 학위 보유자는 경력 4년 이상, 석사는 2년 이상 등을 명시했다. 이로 인해 다른 기업 재직자의 채용 문의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문제는 이번 삼성전자의 경력직 채용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고 체념한 SK하이닉스 인력들의 이동 기회로 바뀔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다가올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때, 인력 유출을 막아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경력직 채용이 SK하이닉스와 연관이 있냐는 질의에 "이번 채용은 SK하이닉스와 전혀 무관한 경력직 수시채용의 일환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외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화재도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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