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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포용적 가치 높이는데 주력" 남성숙 무지개공방 대표

여성인권보호·취약계층 위해 한국전통 칠보공예 활용 심리치료 및 일자리 제공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1.02.04 17:14:07
[프라임경제] "동정보단 관심이 필요해요. 저를 비롯한 우리 기업 직원들은 모두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자긍심으로 일합니다."

남성숙 무지개공방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라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의 제품을 고객들이 구입하는 이유가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롯이 제품의 매력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남성숙 무지개공방 대표가 칠보공예 작품을 만들고 있다. = 김상준기자

법무부는 전국 59개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범죄피해자와 가족에게 △치료비 △심리치료비 △긴급생계비 △장례비 △학자금 △간병비 △돌봄 비용 △취업지원비 등의 지원을 통해 범죄피해자와 가족의 피해 회복을 돕고 있다.
 
무지개공방은 다양한 창작 활동과 교육으로 시민들에게 전통 칠보공예 제품을 알리고, 범죄 피해자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평택·안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오원석 코리아에프티 회장의 도움에 힘입어 2011년 문을 연 사회적 기업이다.

남 대표는 "무지개공방은 좋은 상품을 만들고 공급하는 것에만 집중하며, 직접 만든 제품을 소비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에 매몰돼 일회적인 경제적 지원에만 의지하기보단, 전문성 있는 실력으로 경쟁하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작품에 얽힌 일화와 예술적 가치를 설명해주는 그의 모습에선 직원들이 제작하는 작품에 대한 자긍심이 돋보였다.

칠보공예는 최소 4가지에서 6가지 과정을 거쳐야 작품으로 만들어진다. =김상준 기자.


칠보공예는 오랜 시간 섬세한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동관 △열 물림(기름때 제거) △뒷면 소성(굽기) △앞면 재료 올리기 △은박 씌우기 △은선 올리기 △유탁 올리기 등 최소 4개에서 6개 과정이 필요하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하루 이틀은 예사다.

남 대표는 이 과정이 일종의 '칠보 테라피'라고 말한다. 심리치료 및 일정 수익을 위한 일자리는 약 3~6개월간 칠보 제품에 대한 교육 및 실습을 받으며 진행된다. 돌가루를 가마에 넣어 굽고 섬세하게 가공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미술과 심리치료를 병행하며 삶의 희망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되는 것.

무지개공방의 사훈은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작품, 아름다운 미래'다. 범죄 피해자들은 이곳에서 칠보 공예품을 만들고, 월급을 받아 자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정신적인 상처는 신체적인 결함과는 다르게 치유하기가 쉽지 않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힘든 피해자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찾고 새 가정을 꾸려 나가는 사례가 많았다. 좋은 변화로 인해 나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지개공방은 기업 가치를 높여 새 수익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상준 기자


향후 남 대표가 주력하는 것은 새로운 수익모델 구축이다. 공방이 생긴 지 10년 만에 공공구매 활성화 뿐만 아니라 한국전통 칠보공예 교육사업과 온·오프라인의 판로 개척을 위해 제조·유통 및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아이포웨이(대표 최남억)와 협약체결을 통한 다양한 미래 성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남 대표는 "감정노동자들이 많은 기업, '치유'라는 테마를 주제로 존재가치를 알아주는 곳과 손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칠보공예뿐 아니라 공예품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기업 세미나 △방과 후 수업 △토요문화학교 등 상품을 다변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고자 하는 것

꾸준한 수요와 지원책의 필요성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는 "공기관에서 15% 정도 사회적기업 제품을 이용하도록 권장되어 있는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후원, 기부 등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공공기관 정기 구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든 이들이 언제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동정과 자선을 호소하지 않고 스스로 우뚝 서고자 하는 무지개공방의 포부에서 사회적기업이 갈 수 있는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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