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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벤처] '홈쇼핑 식품 분야의 돌풍' 김정희 유웰데코 대표

식품 트렌드 이끄는 홈쇼핑 간편식 유통 전문 기업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1.02.09 14:57:04
[프라임경제] "1995년 삼구(39)쇼핑(지금의 CJ 오쇼핑)에 입사한 이후 식품 MD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경력이 쌓이면서 일은 능숙해졌지만, 당시 홈쇼핑 업계에서 MD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당시 홈쇼핑에 특화된 회사는 황무지의 영역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저를 만류했지만 제 나름대로는 확신이 있었죠."

김정희 유웰데코 대표. ⓒ 유웰데코

관련 업계가 거의 전무했던 시절 쇼핑몰 유통 관리 전문 회사를 세운 김정희 유웰데코 대표의 회고다. 

지난 2007년 걱정과 우려 속에 닻을 올린 유웰데코는 첫 해에만 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올해는 3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아무도 성공할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가 기록적인 매출을 이뤄낸 건 도전에 주저하지 않았던 김 대표의 결단이 바탕이 됐다.

컴퓨터 회사에 재직 중이었던 27살 젊은 청년은 그 당시 국내 최초의 홈쇼핑 채널로 개국한 삼구(39) 쇼핑(지금의 CJ오쇼핑)에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와 당시로는 혁신적인 회사 시스템에 흥미를 느낀 그는 주저없이 식품 유통업계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협력업체를 방문하고 시장을 조사하며 식품 사업의 식견을 넓힌 그는 식품 MD뿐만 아니라 PD역할까지 해내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유웰데코는 홈쇼핑과 제조업체를 잇는 역할뿐 아니라 식품 기획과 유통 전반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 유웰데코

유웰데코는 소규모 제조사와 판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중간 유통업체 '벤더'의 역할과 상품 기획과 진행, 판매 전략을 제시하는 종합 회사다.

김 대표는 당시 "홈쇼핑과 제조업체를 벤더사가 연결해주었지만 까다로운 식품 출시 기준을 벤더사로부터 제대로 설명 듣지 못하는 제조사가 더러 있었고, 홈쇼핑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기획부터 홈쇼핑에 맞지 않는 접근으로 손해를 보는 제조업체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홈쇼핑 식품 기획과 유통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가 생긴다면 홈쇼핑과 제조업체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고, '티랜서'라는 홈쇼핑 식품 전문 기획 유통 전문가 연결 플랫폼을 만들었다.

'티랜서'는 생각보다 난관이 많았다.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많지만 당시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탓.

김 대표는 자신의 MD경험과 인적 지원으로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많은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사업에 전망이 있다고 확신한 그는 유웰데코 법인을 설립했다.

유웰데코가 기획한 장조림 제품. ⓒ 유웰데코

유웰데코에도 위기는 있었다. 홈쇼핑 시장이커지면서 점차 경쟁력있는 제품만이 살아남게 됐다. 패션과 뷰티는 홈쇼핑업계에서 호황을 맞았다. 반면 식품 상품의 방송 편성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식품 기획과 유통을 전문으로 했던 김 대표의 고민도 깊어졌다. 그는 '상품성 만이 경쟁력이다'라는 생각으로 제품 기획과 개발에 매진했다. 그에 대한 결과물이 '본죽 장조림'이다. 당시 장조림은 냉장 보관을 해야하거나 오래 보관할 수 없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가 기획, 개발한 '본죽 장조림'은 상온에서도 1년간 보관이 가능하다. 연중 판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편리함과 수익성을 높이고 홈쇼핑의 까다로운 기준에 부합할 수 있게끔 모든 과정을 총괄진행했다, 그 결과 본죽 장조림은 당시 홈쇼핑 식품 분야에서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유웰데코가 기획한 역전회관 '바싹 불고기' 홈쇼핑 방송 장면. ⓒ CJ오쇼핑

김 대표의 기획 능력은 지금까지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상품화 사례를 이끌기도 했다. 93년 역사를 자랑하는 4대째 이어오는 유명 노포 역전회관의 '바싹 불고기'가 대표적이다. 

"역전회관 대표님을 만나 HMR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처음에는 대표님이 정중히 거절하셨습니다. 역전회관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분점이나 프랜차이즈를 내지 않는 식당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역전회관의 시그니처 메뉴인 '바싹불고기'와 유사한 제품들을 여러 식품 브랜드에서 HMR로 출시한 가운데, 원조 바싹불고기 또한 전국의 소비자들이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하지 않겠냐고 대표님을 재차 설득했습니다. 마침내 역전회관 대표님과 협약을 체결하고, '역전회관 와규한판 바싹불고기'를 출시하게 됐습니다. 이로써 역전회관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브랜드의 신규 유통 채널까지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코로나19확산으로 인해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는 급상하고 있다. 오프라인 식당의 생존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역전회관 '바싹불고기' 상품 출시는 일종의 판매 채널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활로가 됐다.

김 대표는 사회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HMR시장이 갑자기 번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19 이전에는 가사보다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1인 가구, 신중년층의 니즈로 끊임없이 성장해온 분야라는 것.

그는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간편하게 즐기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라며 "코로나19로 위험한 상황일 수록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어려운 시기를 넘기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텐데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제품을 기획해야만 좋은 제품, 꾸준히 팔리는 제품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끝으로 "기본을 갖춘다면 상황이 변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오랜 홈쇼핑 식품 유통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며 "기획능력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올해도 기본에 충실한 맛있고 건강한 식품을 소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이커머스 분야에 대한 식견을 넓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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