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 응답할까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기술 패권 및 점유율 경쟁 속도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2.04 17:19:58
[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등 거시적, 미시적 경제 요인들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반도체 시장 내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한 차량용 반도체의 기술 패권 및 점유율 경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업체들의 셈법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업 빅 3 중 한 곳인 삼성전자(005930)가 시장 흐름에 맞춰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기업 M&A(인수합병)에 거액을 베팅할 것으로 관측한다.

◆자동차 업계 향후 전망 비관적

지난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이하 GM)는 오는 8일부터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 루이스 포토시 등 3개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 한국 부평 소재 생산 공장의 경우 다음 주부터 생산을 절반 수준으로 감산한다.

한국GM 부평공장. ⓒ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GM이 이 같은 선택을 내린 배경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지목한다. 

지난해 1월 촉발된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열풍이 불면서 반도체 수요를 촉진시켰다. 

실제로 PC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비롯해 가전제품 판매량이 급증했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연일 증가 추세다. 이에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해내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고 못하고 있는 상황.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5G(세대) 통신칩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 수요 증가까지 가세하면서 일부 반도체 제품들은 호황을 넘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까지 차질을 야기시켰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자 차량용 반도체 생산 일부 감산함과 동시에 차량용 반도체 대비 수익성이 높은 반도체 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생산량을 일제히 늘리려던 자동차 업계는 부품 공급 부족 현상이라는 난관에 부딪치게 됐다.

즉, 이번 GM의 감산 결정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발생될 공백에 따른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것이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일부 반도체 제품들이 호황을 넘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자동차 업계의 향후 전망은 비관적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범용 메모리 반도체들과 다르게 주문 제작 형식인 탓에 검증과 안정성 테스트 기간이 길며,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업들 대부분이 파운드리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올 3분까지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하만 인수에 이은 '빅딜' 가능성↑

차량용 반도체는 마진율이 높은 스마트폰과 PC용 반도체 대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종류 역시 업체들 마다 다르다는 게 단점이다. 이로 인해 파운드리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를 만드는 8인치 웨이퍼 공정용 생산라인 증설에 소극적이었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8인치 웨이퍼 공정용 생산라인이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당장 생산라인을 확대하거나 기존 라인의 공정 변경하는 것에는 크고 작은 리스크가 뒤따른다.

이에 차량용 반도체 시장 패권을 주기 위한 가장 좋은 대안으로 'M&A'가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기업 중 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를 인수합병(M&A)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16조원의 실탄을 보유 중에 있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된 이 시장에 뛰어들 준비는 모두 마쳤다는 데 따른 추측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할 예정"고 밝혔으며, 총수 리스크로 인한 투자가 멈출 것이라는 재계의 예상을 깨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옥중 메시지를 통해 투자 지속 의지를 나타냈기 때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연합뉴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네덜란드 NXP(21%) △독일 인피니온(19%) △일본 르네사스(15%) △미국 TI(14%)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13%) 순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M&A 나설 유력한 후보로 NXP를 꼽고 있으며, 이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TI, 르네사스 등을 거론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만큼 해외 기업 M&A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인 하만(Harman) 인수에 이은 또 한 번의 '빅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부재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나설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