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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성과급' 논란 삼성·LG로 확산

"지난해 실적 잘 냈는데"…합당한 보상 필요하다는 목소리 많아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2.05 17:11:31
[프라임경제] SK하이닉스(000660)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이 타 기업들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는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는 물론, 삼성과 LG 등 다른 그룹에서까지 관련 논란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노사 간 협의 끝에 개선 방안을 이끌어냈다. ⓒ 연합뉴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28일 사내 공지를 통해 PS(초과이익성과급) 규모를 연봉의 20%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은 타사 대비 과도하게 적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자사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나 상승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PS가 책정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아가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뿐만 아니라 자사보다 영업이익이 현저히 낮은 곳에서도 높은 PS가 책정됐다는 점과 EVA(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금융, 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 산출 방식을 사용해 PS가 책정되는데, 이 EVA 산출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불만을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입사 4년 차라고 밝힌 한 직원이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등에 공개 항의 메일을 보냈으며, 때마침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경력직 채용공고까지 내놓으면서 성과급 논란은 인력유출 우려로까지 이어지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SK하이닉스 내부 불만이 거세지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봉 반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확산된 논란은 진정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한국노총 소속 생산직 노조가 참석한 중앙노사협의회 자리를 갖고,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대한 추가 대책을 논의했다.

노사가 논의 끝에 나온 개선 방안은 이렇다. 먼저, 성과급으로 불리는 PS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에 연동해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그간 EVA 기준이 구성원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불투명했다는 비판을 수용하고, 동시에 임직원들에게 다음 해 PS 지급 규모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이사회 승인을 전제로 우리 사주를 발행해 구성원들이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했다. 구체적 방안은 추후에 결정키로 했으나, 기본급의 200%에 해당되는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노사는 사내 복지포인트로 300만 포인트를 추가 지급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다만, 생산직 중심 전임직 노조만 협의 자리에 참석한 것을 두고 사무직 중심의 또 다른 반발이 생길 가능성이 잔존해 "논란이 일단락된 것은 아니다"라는 지적도 있다.

◆SK텔레콤 노사 간 첨예한 입장차 지속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이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017670)으로까지 번졌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노조는 최근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CEO에게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사측에 △예측 가능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실적과 성과급의 상관관계 공개 △개인·조직 성과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전사 성과급 평균 금액 공개 △대다수 구성원이 평균 금액에 미달하는 기존 방식의 성과급 체계 전면 개편 등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이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으로까지 번진 모습이다. ⓒ 연합뉴스


SK텔레콤 성과급 논란은 달라진 성과급 지급안이 촉발시켰다. 앞서 SK텔레콤은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현금과 자사주 가운데 '선택' 수령토록 안내했다. 임직원이 자사주를 원하면 10주 단위로 선택하고 1년 이상 매도하지 않으면 1년 이후 주식가치의 1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이에 SK텔레콤은 내부 공지를 통해 임직원으로부터 자사주 신청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자사주 12만3090주(시세로 약 302억원)를 임직원 몫으로 정했다. 

성과급을 주주 참여 프로그램으로 지급될 주식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은 불거졌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지난해 호실적에도 최근 몇 년간 줄었던 성과급보다 더 적게 지급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며 "성과급 규모를 재고하라"고 말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설 명절을 맞아 300만 복지포인트를 전 직원에 지급하기로 했으나, 노조 측은 성과급 논란에 대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등 노사 간 첨예한 입장차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노조 측은 이날부터 긴급 전국 지부장회의를 소집하고 다양한 투쟁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서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킹'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논란

SK그룹뿐만 아니라 삼성그룹과 LG그룹 내에서도 성과급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먼저, 지난해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같은 회사였던 LG화학 석유화학과 생명과학 부문 대비 성과급 너무 적다고 토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면서 낮은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문별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차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사업부문별로 성과급을 다르게 받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차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로 초과실적성과급(OPS)를 차등 지급하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을 더 많이 낸 반도체 사업부의 성과급이 연봉의 47%로, 스마트폰 사업부(연봉의 50%)보다 적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삼성전자 TV 사업부 성과급(연봉의 50%)의 4분의 1 수준인 성과급(연봉의 12%)을 두고 "너무 적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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