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록 칼럼] 북한 경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2021-02-06 23:04:46

[프라임경제]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다시 시작했다. 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5개년 전략수행 기간(2016~2020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목표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토로했다. 

사업총화 보고에서는 목표 미달에 영향을 미친 객관적 요인을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제재봉쇄책동의 후과"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경제건설분야에서 비록 예견했던 전략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자체의 힘으로 경제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소중한 밑천이 마련됐으며, 자립적민족경제와 사회주의경제의 기틀을 견지하고 명맥을 고수한 것이 의의있는 성과였다"고 강조했다. 답은 역시 자력갱생·자급자족으로 귀결됐다.

무결점·무오류인 북한 최고영도자가 심각한 내부위기를 자인하면서도 주요 책임은 외부요인(제재·코로나·재해)으로 돌리며 오직 자력갱생, 사회주의 경제관리 개선만을 되풀이한 것이다. 경제관료들은 또다시 대폭 교체됐다. 

지난 10월 말에는 환율급락 이유로 평양 거물환전상도 처형됐다 한다. 새로운 경제발전 대안은 잘 보이지 않으면서 선대와 비교시 변한 것은 핵투발수단을 실체화한 것뿐이다. 8차 당대회 보고에서 김정은은 핵·미사일 개발 성과를 매우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향후에도 첨단 핵투발수단을 더 만들어 내겠다며 ‘핵’관련 용어를 무려 수십 차례나 언급했다. 가진 것은 핵뿐이며 앞으로 핵무기로 경제를 보상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돌이켜보면 김정은은 2012년 초부터 경제개혁을 지시하고 내각의 책임 아래 시행을 준비했지만 곧 자신을 향하는 권력개혁임을 깨닫고 입장을 선회했다. 한 가지 이유는 경제개혁 의견수렴 과정에서 다양한 욕구가 표출되고 중국식 개혁개방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면서 당의 노선과 정책으로까지 비판이 확산되자 마음이 변했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선군정치로 막강한 권세를 누리던 군부가 경제이권에 깊이 관여해 있었고 내각과의 다툼도 보고되자 그해 7월 김정일 운구차 7인방의 실세였던 리용호 총참모장이 숙청되고 말았다. 당시 김위원장은 경제개혁이 곧 자신의 세습독재권력 강화와 충돌하는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학습한 것이다. 이후 공포정치와 핵미사일 개발에 국가적 총역량을 집중했다. 2021년은 김정은 시대 10년차가 되는 해다. 

그동안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고…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감…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변함없는 충심을 다시금 맹세한다"라며 인민들을 위하는 듯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허리띠를 졸라매고 밤낮으로 노력동원되며 하루하루 끼니 걱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김위원장은 총비서에 등극했다. 주민생활은 제2의 고난의 행군길로 들어선 반면 북한의 핵무력과 유일적 영도체제는 더욱 확고해진 것이다.

남쪽에는 새해 벽두부터 김여정이 담화에서 "기괴한 족속…특등 머저리들…언젠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다"라고 또다시 석연찮은 복선을 깔며 품격낮은 표현으로 내로남불했다. 북한은 아래로부터 변화나 혁명이 어려운 체제인만큼 평양권력부터 먼저 변화해야 한다.

"핵무력 건설로 국방비를 추가적으로 늘이지 않고도 전쟁억제력과 방위력의 효과를 결정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 힘을 집중할 수 있게 한다"라며 병진노선을 채택했던 김정은 정권은 완전한 핵무기는 보유했지만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은 거꾸로 퇴보했다. 핵안보와 경제안보의 딜레마에 갇혀있는 형국이다.

선량한 북한주민들은 피로에 지쳐있다. 핵을 포기하면 모두가 해결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외부위협 대비용이라기 보다는 외부위협을 내세워 내부체제 유지에 주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때다.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 / 명지대학교 초빙교수 / 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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