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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하는 삼성전자, 달아나는 TSMC

초미세공정 제품 생산할 수 있는 양사 '경쟁' 심화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2.09 15:17:31
[프라임경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의 TSMC이 추격하는 한국과 중국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TSMC가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200억엔(한화 약 2123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개발을 위한 법인과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할 예정이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일본 내 반도체 개발을 위한 법인과 생산라인 신설을 검토 중이다. ⓒ 연합뉴스


TSMC는 여러 방안들을 조율 중에 있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한다. 관련 발표는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현재 TSMC는 이바라키시에 후공정이라 불리는 반도체 패키지(밀봉) 작업 관련 R&D(연구개발) 시설을 만들고, 생산라인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공정 작업은 반도체 제조에서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공정은 아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한 IT기기 크기가 소형화되고 이에 따라 공정이 미세화 됨에 따라 중요성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특히 TSMC가 일본을 택한 것은 소재·부품·장비 관련 업체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이점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시장을 대체할 시장이 필요했던 찰나에 일본 내 첨단 개발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경제대국 내 공급망을 구축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투자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TSMC는 이번 일본 투자 발표뿐만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원화 약 13조2500억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있고, 올해 최대 280억달러(원화 약 31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TSMC의 이번 일본 투자에 대해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노리고 추격하는 한국의 삼성전자나 자본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일본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첨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TMSC가 일본 내 투자에 나선 만큼 일본 정부도 이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다. 일본 정부는 보조금 지원 등을 제공하면서 TSMC와 자국 기업과의 연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삼성전자, 신규 투자지 물색中

TSMC가 미국을 비롯한 일본에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역시 신규 투자지를 물색 중에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020년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3년 내 전략적 시설투자를 확대하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어, 그 발표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에 서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역과 조건을 조율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를 비롯해 미국 지역 세 곳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역 여건 및 조건 등을 세세하게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겠다는 방침인 것. 

후보지로 거론되는 있는 지역 중 미주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오스틴 공장 증설에 대비해 공장 인근에 매입해둔 부지의 용도변경을 마친 상태라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에 따른 추측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지방정부에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해 세제 감면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이러한 관측들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지방정부에 텍사스 오스틴에 약 170억 달러(한화 약 19조)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에 대해 향후 20년간 8억550만달러(한화 약 900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증설 검토는 수요 증가 대응 및 글로벌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를 목표로 TSMC를 뒤쫓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초미세공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만이 유일하다.

실제로 양사는 5㎚ 제품 생산에 이어 3nm 개발에 나란히 나선 상황이라 투자 및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16.4%의 점유율로 55.6%를 점유하고 있는 TSMC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대형 고객사 확보 및 수주를 따내고 있어 안정적인 생산시설만 갖춘다면 추격의 고삐를 바짝 쥘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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