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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삼성 네오QLED도 OLED 한 수 아래? LG 복수전의 뿌리 보니…

LCD TV에서 OLED로 가지치기…QLED 갈등 이어 미니 LED 등서 '제2의 프레임 전쟁'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2.13 16:41:15

[프라임경제] 10년 전인 2011년 2월13일, 업계에서는 LG전자와 소니의 2위 역전이 화두였는데요. 이날 소니가 세계 LCD TV 2위 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 알려지면서(즉 전년도 4분기 통계)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판매량을 40% 가량 늘리며 분기 첫 1000만대 시대를 열었습니다. 부동의 1위였지요. 다만 LCD TV 경쟁에서 LG전자는 연간 기준으로는 2위 자리를 지켰고, 이후 소니와의 2위 다툼은 결국 양사의 자존심 대결로 격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LCD TV 둘러싼 LG전자 vs 소니 2위 '불꽃' 다툼, 이후 전개는?

보기에 따라서는, LG전자가 일시적이나마 밀렸다기 보다는, 과거 가전 명가였던 소니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1위와 2위를 잇달아 허용했다 와신상담 끝에 다시 저력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었고요. 또,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TV 시장에서의 대결이 프리미엄 이미지 위주로 갈 것인지 저가경쟁 등 파상공세를 병행하는 쪽으로 가야 할지 등 여러 쟁점이 엮인 이슈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눈여겨 볼 점은 이후 LG전자가 TV 전략에서 LCD에만 매달리지 않고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각축전에서 10년이 흐르는 동안 그 흐름은 많은 격변의 파도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바로 LG전자의 OLED 이슈인데요.

LG 측은 OLED TV를 사활을 걸고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LCD TV 전쟁에서 지평이 더 넓어지게 됐는데요. OLED는 유기물 소재인 LED가 탑재돼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입니다. LCD TV가 화면 뒤에서 빛을 쏘아주는 '백라이트'라는 일종의 조명 역할 유닛을 활용하는 것과 다른 점이죠. 백라이트 등 별도 부품이 없는 OLED가 LCD TV 대비 두께가 얇고, 롤러블 등 다양한 형태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값은 비싸지만, 픽셀이 자발광하기 때문에 색재현율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도 상당합니다.

삼성의 QLED TV는 화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퀀텀닷 시트를 사용하는 구조라서, LCD TV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LG OLED TV가 삼성 QLED TV를맞아 승부를 치열하게 다툰 것은 바로 저 10년 전 순위 경쟁 구도의 연장전 의미가 있고요. 또한, 언제까지고 이런 구도를 이어갈 수 없다는 LG 측의 건곤일척 노력이 반영된 조금 달라진 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전쟁의 수순은 자발광 제품 그리고 자발광에 근접하게 진화하는 데 성공한 다음 업그레이드판 제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마이크로 LED와 미니 LED라는 개념을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앤 것입니다.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자발색 디스플레이지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와 미니 LED를 통해 TV 소비자들의 시선몰이에 나선다. 사진은 마이크로 LED 상품. ⓒ 삼성전자


◆미니 LED 각축전, QLED 갈등의 2라운드? QNED 상표 논란도

미니 LED TV는 기존 LCD TV 대비, 광원의 크기가 10분의 1 미만 수준인 LED 발광 소자를 사용합니다. 이것이 'LCD TV 기술의 정점'으로까지 불리는 것이, 백라이트가 아예 없는 자발광 TV보다는 아무래도 명암비 등에서 한계가 있지만, 이에 근접하는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지요.

삼성전자는 'CES 2021'에서 퀀텀 미니 LED'를 적용한 미니 LED TV 모델 'Neo QLED' TV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순으로 정리하면 마이크로 LED TV부터 네오 QLED TV, QLED TV 순으로 생각하면 되는 것인데요.  

LG전자의 경우 미니 LED 부문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요? 지난해 미니 LED TV인 'LG QNED TV'를 선보였는데, 라인업 정리에서 이를 기존 LCD TV인 나노셀 TV 위의 단계에 포진시키는 구도입니다.

제품 출시에도 OLED TV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셈인데요. 이런 포석은 왜 놓은 것일까요? 신제품이 LCD TV 최정점에 있지만, OLED TV에는 한 수 아래라는 것이 강조되는 것이 노림수라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니 LED TV를 최상위 라인업에 배치한 삼성전자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LCD TV 전쟁에서 10년 전 2위와 3위를 다투던 그림을 생각하면, 구도가 상전벽해했다는 평가도 나올 만합니다. 이제는 OLED라는 다른 차원의 물건이 있고 LCD 전쟁에서는 QNED라는 새 비장의 무기로 평정하겠다는 얘기죠. 마이크로 LED가 1억7000만원이라는 초고가인 상황에서 미니 LED TV 전쟁이 우선 크고 본격적으로 시선몰이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QNED라는 또다른 개념도 잠시 살펴볼까요? 개념 설명도 필요하지만(삼성과 LG에서 말하는 QNED가 서로 다르기 때문), 이런 이름 전쟁이 지난 10년새 끊임없이 치열하게 전개돼 온 고급 TV 전쟁에서 품질 경쟁 못지 않게 중요한 또다른 국면, 즉 프레임 전쟁을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에서 이야기하면 QNED TV란, 퀀텀닷나노셀발광다이오드 TV입니다. LCD TV에 QD 즉 퀀텀닷과 나노셀 기술을 합쳤다는 것입니다. QLED TV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닷나노로드발광다이오드의 약칭도 QNED라서 눈길을 끕니다. 해당 브랜드를 LG전자가 전혀 다른 제품으로 선점한 것인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개발을 매듭짓고 삼성전자가 삼성식 QNED TV를 내놓는다고 해도, 같은 이름을 쓰기 모호해지는 상황이 예상됩니다.

미국에서는 그래서 LG전자의 QNED TV 상표권 등록을 거부하기도 하는 등 일부 잡음도 있는데요, 어쨌든 기술 발전 와중에 QNED 부분은 LG의 적극적 선제 공격이 먹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LED를 둘러싼 대결을 생각하면, 프레임 전쟁에서 서로 장군멍군 주고받는 셈인데요. 

LG가 내놓은 QNED 미니 LED TV.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QNED와는 다른 개념이다. ⓒ LG전자


과거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를 두고 "소비자 혼란이 예상된다"며 2019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감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 분쟁은 이후 공정위 중재로 일단락됐지만, 당시 둘 사이에는 감정의 골이 깊이 팬 게 엄연한 현실이었지요. 

작게는 QNED 명칭 다툼, 그리고 삼성 네오 QLED를 자기 회사의 자존심인 OLED가 아닌 아랫급과 경쟁하는 작품으로 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LG 주변의 기류 등은 흥미롭습니다. 둘 사이의 전쟁에는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라는 10년도 짧기만 합니다. 이들 간의 10년 이후의 TV 경쟁은 또 어떨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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