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공공부문 정규직화 요구 '공허한 메아리'

2021-02-23 22:19:53

- "좋은 타이밍 다 놓쳤다" vs "문정부 1호 공약 지켜져야"

[프라임경제] 숨 가쁘게 달려온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코로나19와 같은 돌발변수와 목표치 달성으로 인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전환을 기대했던 비정규직 근로자와 공공기관 사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17년 7월 전문가·노동계 등과 협의를 거쳐 마련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원칙을 제시하면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 왔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고 했을 때 모든 공공기관 근로자들은 정규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정부기관이든 출현기관이든 방침은 같았기 때문이다. 이전 정권에서 비정규직에 포함하지 않던 민간부문인 파견이나 용역까지 비정규직의 범주에 포함시키면서 아웃소싱기업들의 반발도 컸다.

아웃소싱기업의 정규직을 정부관점에서 비정규직으로 보는 것은 대기업이 계열사나 협력사에 다니는 인력들을 비정규직으로 보고 모두 대기업의 직원화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는 시각도 많았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6월말 기준 전환결정 인원은 19만6711명으로 전환계획인원(17만4935명)의 112.4%를, 전환실적은 18만5267명으로 105.9%를 달성, 전환계획과 실적 모두 100%를 넘겼다.

정부는 2019년 2월 정규직 전환 3단계인 '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을 발표하고 3단계를 추진해왔다. 12월에는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는데 이때부터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아직 전환이 되지 않은 공공기관 근로자들의 노조 설립과 투쟁이 본격화 됐다.

무조건적인 전환이 아닌 타당성 검토 결과 민간위탁사무를 현행유지하기로 경정한 경우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근로자들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해오다 목표치를 넘기면서 공공기관에 공을 넘기고 정부는 슬그머니 발을 빼는 양상이다.

용역이나 민간위탁의 정의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보면 잘 나타나 있다. 모르는 게 아니라 해석을 달리해가면서 해주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여러 가지 사탕발림의 공약이 쏟아져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돈’으로 귀결 된다. 일명 퍼주기식 공약으로 청년, 신혼부부에 1인당 1억원 넘게 제시한 예비후보도 있다. 서울시장을 뽑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도 이 같이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데 하물며 대통령 공약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예산이 들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었다. 시행 3년이 된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공공부문계정'을 보면 2019년 공공부문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인건비는 158조3376억원으로 2018년(148조4768억원)에 비해 6.6%(9조8608억원)늘었다. 1년 사이에 10조 가량이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4차재난지원금, 전국민 국민위로금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1호 공약에 대해 누구도 신경 쓰고 있지 않아 보인다. 이에 더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제화를 두고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가 설전을 펼칠 정도로 나라살림이 녹녹치 않다. 돈 쓸 때는 많고 예산은 558조로 한정돼 있어서 정규직화의 예산을 집행하는 기획재정부의 의지가 주목된다.

지난9일 주요언론사 1면을 정규직 전환이 독이 됐다는 기사가 장식했다. 문제인정부의 지침에 따라 대규모 정규직 전환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의 경직성이 나타나면서 전환한 인력들의 고용유지마저 걱정해야 하는 실정에 놓였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민간위탁 단계인 3단계에 접어들어서는 공공기관 자율에 맡겼다. 공공기관은 추가예산이 없는 가운데 정규직을 요구하는 노조와 소속업체인 아웃소싱업체 사이에서 눈치만 볼 뿐이다.

정규직화가 지지부진해 지면서 쟁의를 신청하고 파업에 돌입하는 공공기관 노조가 많아졌다. 이와 같은 노사갈등에 더해 노노 갈등까지 확대되면서 정규직화가 요원하다.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사들이 지난 1일부터 20일 넘게 무급을 감내하고 파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노동쟁의 명분은 임금협상 부결이지만 주요골자는 건보로 직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사들이 적은 급여는 물론 매달 내는 노조비 외에 특별 노조비 30만원까지 부담했다. 이번에는 정규직화를 이루어내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인다.

서울교통공사와 SH공사, 신용보증재단 등 서울시 산하 기관 민간위탁업체 노조와 정규직 노조사이의 갈등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민간위탁업체 정규직을 직고용하는 것은 공무원 채용에 있어 기회가 평등하지 않고 과정 또한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1월에 자회사로 전환한 노동부 콜센터와 정부민원안내 콜센터는 공공기관이 나서서 직접 챙겼다. 노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장이 의지를 보이지 않는 곳은 정규직 전환을 장담하기 힘들다.

건보고객센터 상담사 입장에서는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로복지공단, 노동부 등 비슷한 업무를 하는 콜센터부터 서울시다산콜센터, 한국전력공사 등 규모가 큰 기업들도 직영이나 자회사로 소속 전환됐으니 전환을 바라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정규직화에 대해 노사가 개선해야할 사항들도 많고 오해의 소지도 많지만 정규직 전환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지금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저 평가된 임금을 현실화 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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