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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수습' 현대차-LG에솔, 애매해진 '전기차 동행'

입장차 못 좁히면 결국 소송전 갈 수도…"가능성 현저히 낮아"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2.24 19:09:52
[프라임경제] 차세대 신성장산업으로 부상한 전기차 시장 선도를 위해 합종연횡 행보를 지속하던 현대자동차(005380)와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 배터리사업 부문) 사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견고해 보였던 전기차 제조사와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납품사 간 이상 징후가 포착된 데는 코나 일렉트릭(이하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부터다.

◆코나 EV 화재 후폭풍, 양사 입장차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코나 EV에서 화재가 계속되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특별조사팀을 꾸려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고, 지난해 10월 사고 원인 조사 1차 결과문을 발표했다.

화재로 인해 전소된 코나 EV. ⓒ 연합뉴스


당시 국토부는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에 따른 내부 합선을 코나 EV 화재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배터리 분리막(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위치한 배터리 안정성을 결정짓는 구성요소) 손상이 의심된다고 첨언했다. 

그러나 화재 원인 최종 결과는 뒤로 미뤄졌으며, 현대차가 자발적 리콜 방안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과도한 셀 간 전압 편차나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문제가 발생되면 배터리 즉시 교체'를 제시해 그 실효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1차 리콜을 통해 더 이상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겠지만, 리콜 받은 차량에 이어 동일한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 버스에서까지 화재가 발생했다. 

결국 현대차는 최근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겠다는 리콜 방안을 담은 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24일 코나 EV 관련 리콜 방침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리콜로 수거된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정밀조사 결과도 내놨다. 

특별조사팀이 리콜로 수거한 불량 고전압 배터리 분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다만, 화재 재현실험 중에 있으며 아직까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진행된 무상수리 과정에서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시 BMS 충전맵 로직 오적용이 확인된 것과 관련해 급속 충전 시 리튬 부산물 석출을 증가시키는 등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난해 자발적 리콜 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배터리 셀 분리막 손상을 확인, 분리막 손상이 있는 배터리 셀로 화재 재현실험 중이지만 현재까지는 화재가 발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책임공방' 최종 원인 발표 전까지 계속될 듯 

결론적으로 코나 EV 화재의 원인은 구체화되지 않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책임공방은 최종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책임공방은 코나 EV 화재 원인 최종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프라임경제


코나 EV 화재 원인이 중요한 까닭은 어떠한 이유로 화재가 발생했는지 명확히 가려져야 이를 통해 리콜에 따른 비용을 각 사가 어떤 비율로 나눠 낼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내 코나EV 배터리 교체 리콜 예상 비용은 약 1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조 단위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리콜 비용뿐만 아니라 '안전성'이 제일 강조되는 사업을 영위 중인 두 기업의 이미지와도 직결돼 최종 화재 원인에 대해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것.

이런 탓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국토부 조사결과 직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일갈했으며, 이번 조사결과 발표 직후에도 "배터리 문제로 단정 지을 수 없다"라고 즉각적이면서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현대차는 침묵을 일관하고 있다.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 중인 LG에너지솔루션과 침묵하고 있는 현대차. 상반된 양사 간 반응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합종연횡을 이어가던 양사에 균열이 생긴 것은 물론, 최악의 상황으로 소송으로까지 치닫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들을 제기하고 있다. 리콜을 실시할 시 제조사가 리콜 비용을 전담한 뒤 구상권을 행사하는 과정이 통상적이라 이러한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콜에 대한 비용 분담에 대해 아직까지 양사가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은 채 국토부 결과가 발표된 것으로 보여 이러한 설들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이번 코나 EV 화재 원인 2차 발표가 났지만,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본격적인 리콜이 시행되는 날까지 협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사진 왼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악수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업계에서는 이번 코나 EV 화재가 양사 우호관계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그간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JV) 설립 가능성부터 최근까지도 전기차 사업 관련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데 따른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현대차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 관계가 이번 코나 EV 리콜로 완전히 틀어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며 "다만 리콜 분담 비율에 따라 관계 회복 시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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