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오석민의 경제학] 유가상승, 다가오는 인플레이션 먹구름

 

오석민 프리굿 대표 | odolian@nate.com | 2021.02.24 19:00:54

[프라임경제] 지난 2018년 11월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가 하락은 대규모 감세와 같은 것이고, 우리 경제에 좋은 뉴스이고 유가하락은 인플레이션 하락"이라고 찬사를 받던 유가가 지난해 4월 대비 약 3배 상승했다.

수 년전 부터 미 연준도 "상당히 낮은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다"고 말해왔고 지금까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물가안정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유가였다.

트럼프나 미 연준의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율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유가가 안정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그동안 미 연준이 집행한 무제한 통화 공급으로 인플레이션의 발생은 필연적인 상황이었는데, 유가까지 급등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율의 상승폭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월가의 대형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새로운 오일의 슈퍼사이클'을 주장하며, 펜데믹이 약화되면 오일의 소비증가로 유가가 급격히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달 21일 보고서에서 수년 내에 배럴당 100달러 이상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고, 골드만삭스의 상품연구 책임자인 제프리 커리(Jeffrey R. Currie)는 2월16일 영국 파이내셜타임紙와의 인터뷰에서 유가는 8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고 심지어 2021년 안에 80달러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살펴보자.

첫째, 중동 정세는 언제나 그랬듯이 불안한 상태고 언제든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둘째, 미국 바이든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지향하기 때문에 셰일오일에 대한 규제와 석유산업에 대한 세금도 인상이 예상되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최대 5달러의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바이든 정부의 석유산업의 세금부과는 유가 상승의 한몫을 할 것이다.

셋째 오일도 원자재라는 점이다. 최근 미 연준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무제한 통화 공급으로 인한 달러가치의 하락과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에 기대감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고, 원자재 슈퍼사이클 초입국면이 진행 중이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데 핵심 원자재인 오일 가격이 상승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오일가격의 상승은 다른 상품들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고, 상품가격의 상승은 다시 오일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가격상승의 순환이 반복되는 인플레이션이 진행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희곡 햄릿에서 불행은 하나씩 오지 않고,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지만 코로나 위기가 끝나기도 전에 유가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더 빨리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이번에 올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메가톤급의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는 백신이라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백신도 없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미 연준의 묘수만을 기대할 뿐이다.

다시 한번 가까운 미래를 보고 각 경제주체들이 인플레이션을 대비해야 할 때라는 고민이 깊어진다.

오석민 프리굿 대표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