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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네 손가락 테니스 선수의 감동실화

 

송춘섭 칼럼니스트 | kepad2002@kead.or.kr | 2021.02.26 12:21:32
[프라임경제]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호주오픈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해 화제가 된 테니스 선수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양손 손가락이 4개씩이고, 발가락은 오른쪽이 3개, 왼쪽은 4개뿐인 선천적인 희귀한 유전적 질환을 앓고 있는 여자 테니스 선수 프란체스카 존스(245위·영국)의 얘기이다. 

두 발로 서있는 평범한 자세조차 쉬운 일이 아닌데도 라켓을 잡고 코트를 계속 뛰어야 하는 테니스 선수로선 치명적인 장애를 극복하여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존스는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호주오픈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해 본선무대에 진출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은 세계에서 테니스를 가장 잘 치는 선수 남녀 128명씩만 출전하는 '꿈의 무대'이다. 

비록 호주오픈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존스는 인터뷰에서 "모든 운동선수는 매일 도전과 싸운다"며 "나도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강점과 약점이 있으며 그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존스는 지난 2월1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WTA 투어 필립 아일랜드 트로피(총상금 23만5238달러)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정싸이싸이(44위·중국)를 2-1로 이겨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 승리는 존스의 생애 첫 WTA 투어 단식 본선 승리였다. 존스가 꺽은 정싸이싸이 선수는 2019년 프랑스오픈 여자복식 준우승을 차지했고, 단식에서도 지난해 세계랭킹 34위의 선수였다. 얼마나 어렵게 일군 값진 승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존스 선수처럼 장애를 극복하고 각 분야에서 성공한 국내외 장애인도 많다. 하지만 다수의 장애인들은 장애로 인해 교육,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여전히 사회적 차별을 겪고 있다.  

장애인이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고, 자유로운 사회 구성원으로 발돋움하는 데는 경제적 자립이 필수적이다. 그 매개체가 바로 '일자리'다.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 수는 약 262만명으로 전체인구의 약 5%이다. 장애등급제 도입 31년 만에 2019년 장애등급제 폐지로 장애가 심함(중증), 장애가 심하지 않음(경증) 두 단계로 변경되었다. 

장애가 심한 장애인은 99만명,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163만명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공단 설립 초기 0.43%에 불과했던 장애인 고용률이 지난해 말 기준 2.92%까지 증가해 약 7배나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장애인 경제활동참가율 63%에 비해 장애인은 37%에 불과하고, 전체인구 실업률 4.5%에 비해 장애인 실업률은 5.9%에 달해 장애인 실업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이 자아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다. 장애인고용은 국가나 우리사회가 책임져야 할 당연한 의무이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가 꿈을 펼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설날 연휴 첫날인 지난 2월11일 청와대 관저에서 각계 국민들 8명과 영상통화로 새해 인사를 나눴다. 그 중 지난해 광복절 경축식 사회를 맡았던 청각장애인 연극배우 이소별 씨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로 문화·예술 분야가 어려워 안타깝다"며 "꿈을 펼치는 데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대통령의 약속이 국민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회성 멘트에 그치지 않고 꼭 그렇게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인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된다. 하루속히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어 우리경제에도 다시금 생기발랄한 분위기가 되살아나 장애인고용이 활성화되길 간절히 바란다.


송춘섭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 기업지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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