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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은 '박영선 효과', 경선 승리 넘어 '보선 최종 MVP' 노린다

우상호 꺾고 당 공천 확정…여론조사 등 경쟁력 인정받아 최종 낙점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3.01 18:52:58

[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확정지었다. 우상호 예비후보와 박영선 예비후보 사이의 경선 경쟁 결과가 1일 나온 것. 

주목할 점은 경선 방식. 민주당은 지난달 26~27일 권리당원 온라인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이어서 2월28일~3월1일 이틀 동안에는 권리당원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화투표(ARS)를 진행했다.

즉 이번 경선은 민주당 권리당원 약 18만명과 서울시민 선거인단 6만명을 선정해 가중치 없이 득표율을 각각 50%로 합산하는 방식으로, 당 내부의 시각 외에도 시민 의견이 반영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박영선 예비후보가 우상호 예비후보를 꺾었다. ⓒ 연합뉴스

그간 민주당 내부 경선에서는 박영선 예비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권리당원 투표를 중심으로 우상호 예비후보가 어느정도까지 뒷심을 발휘할지가 주목돼 왔다. 

우 예비후보의 뒷심보다는 그간 예상돼 온 '박영선 효과'로 가닥이 잡히면서, 최종 진검승부에서의 역할론에도 더 기대가 모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 바탕에 깔린 '민주당 원죄론'을 희석한 데 박 예비후보가 1등 공신임은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이 이번 경선에서 재확인됐다는 것이다. 

◆박원순 책임론 딛고 민주당 바람 일으켜 눈길

이번 보선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자살로 촉발된 것. 부산까지도 오거돈 전 시장 성추문 사퇴로 한국을 대표하는 두 도시 보선이 동시에 그것도 성추문 논란으로 나란히 열리게 된 상황은 두 인물을 공천한 민주당에 큰 부담이었다. 

그런 상황은 민주당 선거 행보에 큰 부담이 됐다. 그럼에도 '백전노장 박영선'이 등판하면서 '우상호로는 조금 약하다'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한 셈이다. 박 예비후보는 기자 출신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거물 정치인.

박 예비후보 스스로도 지난 2월 하순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박영선 효과'라고 분석해 줬다. 큰 응원이라 생각하고 한 달을 뛰었다"고 감사를 표할 정도로 박영선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고 부각된 것은 사실인 셈.

예를 들어, 2월21일 발표된 PNR리서치 진행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대 박영선' 투표 의중을 물은 질문에 안 예비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1.9%, 박 예비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9.9%였다. 두 후보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내 수준이다.

(이 조사는 지난 18~19일 서울시민 814명에게 무선 90%·유선 10% 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를 의뢰한 기관은 머니투데이ㆍ미래한국연구소ㆍ 경남매일이고 서울 지역 조사는 응답율 5.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가능.)

◆대중적 인정은 자산, 당내 이견 온전히 자기 몫으로 화학적 결합 관건

기자와 국회의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간 쌓아온 인지도와 실력에 대한 평판이 자기 자산임을 확실히 확인한 게 이번 우상호-박영선 경선이었다는 풀이가 우선 가능하다. 아울러 이런 박영선 효과가 이제 당을 위한 자산으로 승화된 셈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다만 이번 내부 경선에서 우상호 캠프쪽을 택했던 이들과의 화학적 결합, 즉 이런 에너지를 박영선 캠프가 향후 어떻게 소화, 흡수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주문은 분명 유효하다. 

민주당 현역 의원 보좌진 중에는 박영선 캠프보다는 우상호 캠프에 파견, 도운 경우가 더 많다는 소리가 나왔었다. 한때 민주당 주자로 서울시장 출마를 할 것으로 전망됐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공연히 '우상호 지지 의중'을 드러냈던 점 등 당내에서 모두 '박영선 선택'을 한 것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또 임종석 출마 가능성이 최종 결론을 두고 박 예비후보가 이를 고려해 가면서 출마 최종 결심을 굳히는 데 시간을 뒀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박 예비후보가'유일한 대안은 아니었지만' 가장 활용성 높은 카드였다는 절충적 상황에서 등판했고, 이번에 일정한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중간성적표라는 풀이다.

이런 점들을 모두 녹여내고 서울시장직을 쟁취할 때 지금까지의 정치적 성과 이상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쉽지 않지만 거대한 전망과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범야권쪽 일정은 안갯속, 박영선 이번 경선 효과 극대화 노릴 듯

다행히 박 예비후보는 어느 정도 시간을 벌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즉, 박 예비후보는 이번 내부 경선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바깥의 적과 대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나, 안철수 예비후보라는 강한 주자를보유한 국민의당 등 경쟁 정당들의 상황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터라 박영선 캠프로서는 한동안 여유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야권 후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 중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예비후보의 가장 껄끄러운 숙적으로 전망된다. ⓒ 연합뉴스

1일 오전에 안철수-금태섭 제3지대 통합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오는 4일 국민의힘이 당내 경선 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막바로 범야권 단일화 윤곽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선 최종 후보 등록은 오는 18일과 19일 이틀. 이 무렵에 안철수 진영과 국민의힘 사이에 단일후보 결정이 나올지 아니면 그야말로 '데드라인'인 사전투표 시작일(4월2일) 직전까지 단일화 방식 등을 두고 신경전이 진행될지 안갯속이다. 

박영선 캠프에게 주어진 이런 시간은 충분하다고 할 정도라는 평도 가능하고, 적어도 부족하지는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단계에서 거론되는 적 중 가장 강한 적으로 꼽히는 안철수 진영과의 대결에 가장 공을 들이면서 국민의힘 예비후보군을 예의주시하는 쪽으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영선 캠프가 이 와중에 어이없는 실책을 어떻게 예방할지 등 흥미롭게 지켜볼 구석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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