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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금리상승…'영끌·빚투' 뒷감당 어쩌나

인플레이션 기대 등 시장 금리 지속 상승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1.02.28 12:08:50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은행의 대출금리가 반년 만에 크게는 0.6%포인트(p)나 뛰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은행의 대출금리가 반년 만에 크게는 0.6%포인트(p)나 뛰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고 신용대출 규제를 위한 우대금리 축소까지 겹치면서다.

이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등 투자를 위해 은행 빚을 졌거나 질 예정인 소비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5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9∼3.65% 수준이다.

이는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지난해 7월 말의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6%p나 높아진 것이다. 당시 같은 해 3∼5월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방어 차원에서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0.75%p(1.25→0.50%)나 크게 낮춘 뒤, 은행 대출 금리에도 저금리 기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던 때였다.

신용대출 금리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반등하는 추세다. 

4대 은행의 2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코픽스 연동)는 연 2.34∼3.95%다. 역시 작년 7월 말(2.25∼3.95%)보다 최저 금리가 0.09%p 올랐다.

은행채 6개월·1년물 등 금융채 단기물 금리를 지표(기준)로 삼는 신용대출 금리가 6개월 사이 0.6%포인트나 뛴 데는 기본적으로 이들 금융채 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고채 10년물 등 장기 금리는 경기 개선이나 인플레이션 기대 등을 반영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설 만큼 꽤 올랐다. 단기물의 경우도 상승 폭이 장기물만큼은 아니지만, 오름세는 분명하다. 실제 신용대출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작년 7월 말 0.761%에서 지난 26일 기준 0.856%로 반년 만에 0.095%p 높아졌다.

하지만 신용대출 지표금리의 0.1%p 상승만으로 0.6%p에 이르는 신용대출 금리 인상 폭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나머지 금리 상승분은 작년 10월 이후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우대금리 폭을 크게 깎은 데 따른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기준(지표)금리에 거래실적 등을 반영한 우대금리를 빼고 정해진다. 지난해 말 은행들은 신용대출 규제의 수단으로서 앞다퉈 우대금리를 0.5%p 이상 줄였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 주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른다. 코픽스는 쉽게 말해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은행권이 2월에 적용한 코픽스(1월 기준)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0.86%로, 작년 7월의 0.81%보다 0.05%p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에 반영되는 수신 금리 종류에는 은행채 등의 금리도 포함되는 만큼 역시 시장 금리 상승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코픽스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기 예금 금리이고, 이 금리는 은행권의 자금 수급 환경과 경쟁 등에 크게 좌우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픽스 금리 요소를 분해하면 70∼80%가 정기 예금 금리고, 정기 예금 금리는 은행 간 예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 은행들이 정책적으로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따라서 최근 인터넷전문은행과 전통 은행 간 경쟁 등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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