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쿄올림픽, 인류가 코로나에 이긴 증거 될 수 없다

2021-03-05 16:39:08

[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도쿄하계올림픽이 올해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도쿄올림픽 취소론과 재연기론들이 계속 거론되자 일본 정부가 '해외 관중 포기' 카드를 꺼내 들며 올림픽 개최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빠른 시일 내 관중 수용 방안에 대해 확정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전달할 계획이다. 늦어도 성화 봉송이 시작되는 오는 25일 이전에 최종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꿈의 무대' 올림픽 하나를 바라보며 5년 여를 준비해 온 선수들을 생각하면 일본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올림픽을 열겠다는 결단에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문제는 일본 내에서 조차 코로나19 속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관중 제한만으로 정상적인 올림픽 진행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실제로 성화 봉송을 예정했던 연예인들과 일반주자들이 잇따라 사퇴를 결정하고 있으며, 성차별 발언으로 사퇴한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때문에 대거 이탈한 자원봉사자 재모집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일본 정부가 꺼내 든 '해외 관중 제한'이라는 카드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냄과 동시에 이미 정상적이지 않은 도쿄올림픽을 그나마 정상적으로 이끌 이들의 공백까지 다 메울 수 있을 정도로 '반전카드' 일지는 의문이다.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의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팬더믹이다. 외신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일본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자체가 또 다른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례로 영국 타임즈는 지난 3일(현지시간) 도쿄 지국장의 이름으로 '올해 도쿄올림픽을 중지할 때가 왔다'라는 제하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칼럼에서는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불러일으킬 가능성과 이로 인해 전 세계로 코로나19가 퍼져 나갈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도쿄올림픽을) 내년 여름 인류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이긴 증거로서, 또한 동일본대지진으로터 부흥한 모습을 세계에 홍보하는 부흥 올림픽으로 삼고 싶다"라고 말했다.

스가 총리의 말대로 도쿄올림픽이 개최되고 패막까지 아무 탈 없이 물 흐르듯 이뤄진다면 인류가 바이러스를 이긴 증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하늘길을 봉쇄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현재 결과가 어떠한가. 

일본 정부의 올림픽 개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비치는 '해외관중 포기'가 얼마만큼 설득력이 없고 투자에 따른 성과내기에만 급급한 편향적 생각인지, 올림픽 강행 의지가 그간의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진행한 인류 공동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인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일본의 태도가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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