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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홍준표 낚시'로 새삼 눈길…'박형준 부산 캠프'의 영입 능력

영업 아닌 영입 즉 '고차원적 정치 역량' 선보이면서 국정원 사찰 논란 파괴력 상쇄 일궈내 눈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3.06 13:09:47

[프라임경제] 지방 선거 그것도 정규 선거가 아닌 보궐로 치러지는 선거가 중앙 정치에 더러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중간에 치러지는 보선은 여당에게 무덤이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쉽지 않다. 

또한, 정당의 내부 계파별 역학 관계가 뒤바뀌는 촉매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 구도가 '안철수라는 잠룡급 인사'가 보수 제1야당을 오히려 흔드는 단일화 이슈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그러한데, 이는 단일화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는가 그리고 당선 여부가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김종인 체제'에 큰 충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 보선과 이를 주도하고 있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치열한 리사이틀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물론 국가정보원까지도 한 데 묶이는 이른바 지난 정권 국정원 사찰 문제가 바로 일개 지방도시 보선 후보인 그를 잡기 위해 터져 나왔다는 풀이가 나온다(국정원은 이번 이슈의 정치적 악용을 달가워 하지 않는 상황이나, 결국 정치9단 박지원 국정원장의 역할이 전혀 없지 않다는 의심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2007년 겨울 이른바 이명박 BBK 설립 육성 동영상 CD 논란 대응에 함께 나선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오른쪽)과 박형준 당 대변인. ⓒ 연합뉴스

보선 주자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지만, 일단 선방하고 있다는 풀이가 적지 않고 또 그런 구도 자체가 그의 정치적 체급을 자타가 공인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돼 장기적으로는 훈장이 될 것이라는 추측까지도 보태진다.

이에 더해, '잠자던 잠룡의 부활'까지도 박형준 캠프가 빚어내는 상황이 연출돼 지방의 선거가 중앙 판세를 흔드는 또 하나의 담론 형성이 되고 있다.

바로 국민의힘 복당을 아직 매듭짓지 못한 야인(의원에게 야인 별명은 어찌 보면 약간의 어폐는 있으나)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이번에 박형준 캠프를 돕기로 결정한 일이다. 

홍 의원은 경상남도 지사와 당대표 등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 총선 공천 문제로 탈당하기는 했지만 한나라당 시절부터 지금의 국민의당 발전과 퇴행 과정 전반을 증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다양하게 일선에서 뛰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더 높게 사야 한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그런 홍 의원이 이번에 부산 보선을 돕기로 한 점은 선거 결과와 복당 문제를 교환한다는 단순 셈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험하게 치러지고 있는 현재의 부산 보선 구도상, 의미있게 이를 돕고 홍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복당한다면, 특히 당의 대선 주자급 인물군이 박약한 상황에서 단숨에 기존 위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박 예비후보 측에서도 다양한 검토를 했겠지만 홍 의원은 시원하게 말을 한다는 평가와 막말 논란이 공존하는 호불호가 갈리는 인사다. 김종인 체제와 불편하다는 점에서 홍 의원에게 도움이 될 일을 벌이는 자체도 쉽지만은 않다.

이런 상황에도 결국 그와 손을 잡았다는 점은 홍 의원 문제를 놓고 김종인 체제와 박 예비후보간 어느 정도 물밑교감이 있었거나 향후 진행 가능하다는 이야기와 무관치 않다. 

어쨌든 다음 대선을 노릴 잠룡급 인재군을 관리하는 문제에 시장후보급이 움직인다는 그림은 아무나 꿈꿀 수도 없고 실제로 일궈낼 수도 없다. 

그렇잖아도 박형준 캠프는 다양한 색채와 이력의 인사들을(개선이 불가능한 토호비리급 인사들은 당연히 제외하고) 흡입하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언주 전 의원이나 박민식 전 의원 등 당내 경선 주자들이 좀처럼 '박형준 독주 상황'을 깨지 못한 점에 바로 이런 능력과 매력도 한몫 거든 것으로 보인다.

풀뿌리 정치인들의 도움을 대거 이끌어 내고 있다. 진보 일각에서 당을 옮기면서까지 박형준 라인을 타려는 지방자치의원들 행보가 너무한 게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예비후보가 전성하 예비후보와의 일대일 토론에 나선 모습. 오른쪽 박 예비후보가 몸을 앞으로 내밀고 경청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특히 중간에 접기는 했지만, 이번 보선에 도전장을 냈던 전성하 예비후보를 품은 점이 두드러진다. 어려서 영국에 건너가 뇌과학을 공부한 유학파 인재 출신이면서도 병역 이행을 위해 선뜻 귀국했고, 지금은 사업을 이끄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보인 전씨를 박 예비후보가 캠프에 영입한 일이 회자되고 있는 것.

전성하 쇼크가 식기도 전에 닥친 더 큰 태풍, 즉 이번 '홍준표의 박형준 지원'은 대물과 될성부른 떡잎을 다양하게 아우를 수 있는 박형준 캠프의 성격과 힘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저력 과시'를 끔임없이 해 내고 있는 숨은 캠프 일꾼들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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