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록 칼럼] 지금 북중관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향하고 있다

2021-03-07 01:11:09

[프라임경제] 삼중고의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 외무성은 지난 2월 중순 주중대사 지재룡(74)을 이용남(61)으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경제통인 이용남은 김정일 시대에 무역상(2008년/48세)으로 발탁됐었고, 김정은 시대에서는 내각의 무역담당 부총리 직을 유지해 왔다. 과거 정치·외교 출신에 경도된 주중 북한대사 임명보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염두에 둔 인사일 가능성이 크다.

때마침 주북 중국대사도 왕야쥔(52)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급)이 내정됐다는 설이 있다. 차기 대외연락부장(장관급)감으로도 회자되는 엘리트를 북한대사로 내정했다면 새로운 전략적 라인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북한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지난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로 북한이 국경지역에 대한 봉쇄를 강화하면서도 시진핑 주석과 김 위원장은 언택트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왔다. 작년 10월에는 중국의 국경절,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중국군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 등을 계기로 다섯 차례의 전략적 의사소통이 있었다. 특히 노동신문(29일)은 시진핑 주석이 김 위원장의 축전에 대한 답전으로 "중조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는 친선적인 연방이며...두 나라 인민에게 보다 훌륭한 복리를 마련해 주고 지역의 평화, 안정, 발전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을 이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연방, 인민, 복리'라는 용어와 '용의가 있다'는 표현은 북한이 뭔가를 요구했거나 상호 필요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올 초에는 왕이 외교부장이 북측에 "중조 전통적인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양 국민에게 더 많은 복을 가져다주길 희망한다"고 전하자 리선권 외무상도 "발전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고 답신했다. 시 주석과 왕이 외교부장의 대북발언 공통점은 북중관계 발전과 양 국민의 복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종합해보면 북한은 민생경제 발전을, 중국은 북한과 인접한 동북3성의 민간경제 발전과 국경지역 안정, 그리고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코로나로 국경지역 밀무역도 급감하고 북중교역이 이전의 90% 이상이나 감소됐지만, 미국의 'NK PRO' 지에 따르면 북중 국경지역 인근의 13개 교차지역에서는 영구적인 인프라(세관·도로포장 등)로 추정되는 새로운 건설활동이 중국 측 지역에서 확대됐다고 분석한다. 일부 북한 지역에서도 신의주-평양 고속도로 공사와 단둥-신의주 간 건설된 신압록강 대교로 연결되는 도로포장공사도 식별됐다고 전한다.

사실 2019년 6월 시 주석 방북(2019년 6월) 간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중북 간의 약속이나 합의(북중 70주년 수교 계기) 이행은 코로나로 전면 중단됐었다. 그럼에도 북중 국경지역에서의 관련 활동은 나름대로 진전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인 듯하며, 특히 중국의 쌍순환 경제전략인 중국 중심의 지역가치사슬과 제14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2021~2025년)에 북한이 연루될 개연성도 있다.

북중 간에 언택트형 전략적 소통을 지속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형국이 그려진다. 역설적으로 중국은 코로나 시대에 대북 경제 레버리지를 크게 키워가는 셈이 됐다. 하지만 북한은 대중 의존도를 벗어날 수 없는 지경학적, 지정학적 환경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는 필사적인 생존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형국을 자초했다.

역사적으로 평양은 주변의 어느 한 강국(중·러·미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현상 타파 시그널들은 아무래도 공산당과 사회주의 체제인 인접국에 경도되어 가는 듯하다.

미국이 커져가는 중국의 대북 경제 레버리지로 북한의 커진 대미 핵 레버리지를 어떻게 상쇄하려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영리한 북한도 대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상대 국가들과의 전략적 상호작용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익, 즉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안보이익이 경제이익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한다. 오늘날 북한과 한국이 다른 점이다.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 / 명지대학교 북한학 초빙교수 /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미국 상대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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