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구본준이 이끄는 신설지주 사명 'LX' 두고 발끈한 'LX'

LG그룹과 한국국토공사 다음주 중으로 사명 관련 미팅 예정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3.12 12:38:17
[프라임경제] 구본준 고문이 LG상사를 중심으로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독립하는 가운데, 신설지주의 새 사명을 'LX홀딩스'로 결정했다. 그러나 10년째 같은 영문명인 'LX'를 사용하고 있던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갈등을 빚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최근 특허청에 LX'관련 상표 12건을 출원했다.

이번 상표 출현 배경은 LX홀딩스를 신설지주 사명으로 결정한 LG그룹이 이달 초부터 특허청에 △LX △LX하우시스 △LX MMA 등 100건이 넘는 상표를 등록한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LG그룹에서 분리해 나가는 구본준 고문의 신설 지주사 사명이 'LX 홀딩스'로 결정된 가운데 이를 두고 국토정보공사(LX)와 갈등을 빚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LG그룹 지주사 LG는 지난 11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서 '오는 26일 열리는 제59기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분할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한 이날 LG신설지주(가칭)로 불리던 분할 지주사의 사명을 LX홀딩스로 확정했다. 

따라서 분할 승인이 이뤄지면 LG그룹 지주사는 LG와 LX홀딩스로 분리되며, LX그룹이 공식 출범할 수 있게 된다. LX홀딩스에는 현 LG그룹 계열사 중 LG상사(자회사 판토스 포함)·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사가 편입된다. LX홀딩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1일이다. 

구 고문의 계열 분리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간 LG그룹은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회장 형제들이 일부 계열사 떼내 독립하는 전통인 '장자 승계'를 이어왔기 때문. 따라서 구 고문 역시 계열 분리해 독립할 것으로 전망돼 왔고 지난해 11월 공식화됐다. 

특히 구 고문이 계열 분리 과정에서의 고민 중 하나가 사명을 결정하는 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LG그룹에서 분리한 구씨 일가 회사 사명 앞에는 대부분 'L'로 시작하는데, 이미 LS와 LF 등 LG그룹에서 분리한 회사 사명이 너무 많아 고민 끝에 LX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LX라는 사명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2년부터 LX를 기업 이미지(CI, Corporate Identity)로 낙점, 10년째 영문 약칭으로 사용해오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국토정보공사는 LG그룹 신설지주 새 사명으로 LX가 사용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LG그룹에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동일 사명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사명을 사전 조율치 않은데 따른 유감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그룹 측은 이미 상표 출원 전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 국토정보공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이번 동일 사명 건에 대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지적측량 등 국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준정부 기관인 만큼 민간기업과 동일한 사명일 경우 공신력이 크게 떨어지고 국민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 측은 LG 측에 동일 사명 사용 안건을 주총에 올리지 말라는 요청과 함께 특허청에도 '선출원 유사성'을 강조해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잡음이 계속되자 LG그룹 측과 한국국토공사는 다음주 중으로 사명 관련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16일 또는 17일 임원급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LG그룹과 한국국토정보공사의 만남은 동일 사명을 두고 서면이 아닌 처음 직접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LX 상표 사용에 관해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어떤 합의점이 도출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