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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4월5일 식목일, 3월로 바뀔까요?

 

윤인하 기자 | yih@newsprime.co.kr | 2021.03.15 18:13:30
[프라임경제] 어린 시절 화분에 나팔꽃을 심어 덩굴을 길게 자라게 한뒤 식물이 예쁜 꽃을 피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 손으로 직접 생명을 키워본 첫 번째 경험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집에 들인 화분을 정성껏 키우는 것은 하나의 낙입니다. 코로나19 속에도 움이 트는 봄기운을 만끽하고 보니 올해 식목일이 다가옵니다. 

식목일을 맞아 작은 가정용 화분을 판매하는 모습입니다. ⓒ 프라임경제



식목일은 올해로 벌써 75주년을 맞습니다. 우리 식목일은 왜 4월5일 일까요? 국내 첫 식목행사는 일제강점기 때의 학교와 관공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는 해방 직후 1946년부터 본격화돼 4월5일은 공식적인 식목일로 자리잡았죠. 

식목일의 날짜에는 여러 상징성이 있습니다. 이날은 보통 24절기 중 '청명'에 속해 옛부터 식물이 잘 자라는 날로 여겨졌으며, 조선시대에는 한해 농사를 본격 시작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조선 왕들은 보통 오늘날 식목일을 전후로 직접 밭을 가는 '친경' 행사를 열었습니다.

산림청은 이런 식목일을 내년부터 3월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합니다. 왜 바꿀까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2000년대부터 4월 평균 기온이 이미 10도를 훌쩍 넘어 어린 묘목의 생존율(활착률)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에 식목일을 나무 심기 적당한 기온(6~7도)인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날짜를 변경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학계에 지구온난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주장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에 반발하며 인류가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식목일을 3월로 바꾸는 방안을 본격 상정한 것입니다.  

지구환경에 관한 논의는 국가 경제·산업의 발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이를 중요하게 다뤄왔습니다. 일례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2017년 국익에 맞지 않다고 하여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데 반해,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죠. 

특히 2019년부터 국제사회에서 주요 환경정책으로 앞다투어 전개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탄소중립선언' 입니다. '탄소중립'이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하고 그 양만큼 나무를 심거나, 풍력·태양력 발전과 같은 청정에너지 분야를 개발해 오염을 상쇄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계획을 의미합니다. 

우리 정부도 작년 12월 '2050 탄소중립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청와대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산업에 쓰이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주공급원을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IT 등 3대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저탄소 신산업과 청정에너지 산업에 큰 관심이 모아질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자원의 98%를 해외 수입에 의존해 온 우리에게 기술 개발로 자체 에너지 생산에 돌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죠.

이처럼 각국의 정부는 국익에 따라 자연을 활용해 없애기도 보호하기도 하며 지구환경과 줄다리기를 합니다. 이유가 어떻든 민간은 정부가 환경 보전 이라는 제 목적을 온전히 달성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아야만 합니다. 

최근에 공개된 한국 영화 '승리호'에서 미래에 지구는 더이상 식물을 피워내지 못해 과학 기술로 생태계를 구현하는 장면이 나왔죠. 인류를 향한 경고처럼 의미심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식목 행사를 가진 지 70여 년 만에 식목일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모두가 이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고 더욱 뜻깊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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