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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룰 합의 설명글, 오세훈 "바보 같은 결정" 강조한 까닭?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3.21 12:20:10

[프라임경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 룰 합의와 관련해 소회를 밝혔다. 두 캠프는 20일 저녁 극적으로 룰 합의를 도출했다.

21일 오 후보는 SNS에 "또 한 번의 바보 같은 결정을 했다"면서도 "이제는 홀가분하다"고 적었다.

오 후보는 합의안에 관해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명분은 크지 않고 실리도 없을 것이라는 반대가 있었다. 실제 협상 결과도 그렇게 됐다"면서 "국민들과의 약속보다 더 중요한 원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보'라는 표현. 아울러 '원칙'의 언급 상황이다. 바보라는 표현을 국민의힘 진영에서 사용하는 것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단히 불편하게 생각한다. 

바보 표현은 국민의힘 거물급 정치인들이 근래 사용을 시도해 눈길을 끈 대목. 오 후보로 단일화되기 전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서울시장 예비후보)이 원내대표 시절 정치보복을 당할 줄 알면서도 바보처럼 맞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또 오 후보 역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단점에 대해 "'바보 오세훈'이란 점이다. 누구한테 고개 숙이고 부탁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무리 짓는 것을 싫어한다. 무리가 결국 부패를 만든다"면서 깨끗한 게 단점이라는 식으로 어필한 바 있다. 

지역주의에 맞섰고 그 진정성을 인정받아 결국 대통령까지 됐던 '바보 노무현'의 신화를 독점하고 싶은 민주당이나 지지층의 정서에는 충돌되는 대목이고 실제로 반발 기류도 있다. 그럼에도, 우직하고 앞뒤 유불리를 잴 줄 모르는 반듯함으로 이미지 메이킹하고 싶은 것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단일화라는 중요한 문제를 위해 자신이 결단을 내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바보와 원칙을 강조한 오 후보 측 움직임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오 후보가 더더욱 원칙적 정치인으로서 자신을 자리매김하려고 할 것을 추정해 볼 수도 있다. 내곡동 땅 문제 등 민주당 측 공세를 극복하려면 정도를 걷는 외에는 딱히 왕도가 없기 때문이다.

오 후보는 "애초 유불리를 계산한 적이 없으니 개의치 않는다.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 정권 심판을 해야겠다는 각오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며 SNS 글을 마무리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그것도 보선에서 정권 심판까지 메시지를 이끌어 내려면 아슬아슬한 승리 정도로는 불가능하다. 

안철수 진영과의 단일화 이슈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이 내세운 박영선 캠프도 큰 표 차이를 유지하면서 선거를 매듭지어야 하니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바보 오세훈은 과연 이런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넘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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