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꼬리가 몸통을 흔들었다'는 표현은 이제 그에게 사용하면 안 될 것 같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야기다.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희망했지만 23일 단일화 결과 오세훈 진영에 양보하게 됐다, 그럼에도 다시 그에게 눈길이 쏠린다.
그런 그가 마라톤은 물론, 코로나 정국에서 본업을 살린(그는 의사다) 자원봉사 등으로 부활 노래를 시작했던 점은 의미가 컸다. 급기야 제1야당이지만 뚜렷한 대선 주자 등 거물 역할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국민의힘 상황을 지렛대 삼아,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상황을 휘젓기 시작했다.
남의 불행을 빛 삼아 정치적으로 부각되는 반사체가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섞인 해석론도 있었지만 분명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제 그가 범보수 단일 보선 후보)이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기라성 같은 진성 보수 정치인들과 당당히 겨루면서 존재감을 부각해 왔다.
이번 보선 구도만 놓고 보면 분명 나름대로 그간 역경의 정치 행로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일명 발광체로 업그레이드 준비를 해 온 티가 확실히 난다는 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이제 보선에서 박영선 캠프와 안철수 진영이 칼을 섞는 구도는 형성되지 못 하게 됐다. 서울시장실의 열쇠 쟁탈전에서는 멀어졌을 망정, 그 다음이 열렸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쁘지 않다.
철수만 한다는 비아냥을 씻어냈지만 그렇다고 끝간 데 없이 자기 고집만 피운다는 논란에서도 상당 부분 자유로워지면서, 오세훈 캠프와 단일화의 긴 늪을 통과해 냈다. 큰 꼬리로서 몸통격인 국민의힘을 흔드는 존재감을 과시한 것은 덤이다.
이제 다시 공식적으로는 작은 역할로 축소되지만 그림자가 한층 거대해질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안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대선 후보군과의 물밑 교섭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여지가 크다. 오히려 상황에 따라서는 다시금 대선 도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린 각도에서 재볼 자유마저 얻었다. 보선 단계 중 하나인 단일화에서는 졌지만, 올해 정국은 물론 정치적 이벤트가 존재하는 내년까지도 그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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