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자민당 장기집권의 원동력, 파벌의 태동과 위력②

2021-03-23 09:56:06

- 최대파벌 세이와켄(淸和硏), 아베의 재등판 가능성도

[프라임경제] 통칭 호소다파로 불리는 세이와(淸和)정책연구회는 줄여서 세이와켄(淸和硏)으로 불린다. 특히 이 곳은 다케시타파의 헤이세이(平成)연구회, 기시다(岸田)파의 고치(宏池)회와 더불어 자민당 내 명문 파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세이와켄 소속의원은 96명으로 자민당의 23.2%, 여야 의원 710명 중 13.5%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규모다. 

세이와켄은 자민당 탄생 주역의 한 세력인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이치로 총재, 기시 노부스케 간사장 노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친미를 기조로 헌법 개정과 군비증강을 주장하는 매파의 성격이 강하다. 세이와켄은 1979년 총리직을 사임한 후쿠다 다케오가 기시파에서 갈라져 나와 창설한 세이와카이(淸和会)에서 비롯된다. 

지난 1986년 후쿠다로부터 파벌을 인계받은 아베 신타로(아베 전 총리의 부친)는 간사장으로 다케시타 내각을 뒷받침하면서 차기 총리를 눈앞에 뒀으나 불의의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에 언론에서는 기시의 사위이기도 했던 신타로를 비운의 황태자라고 칭한다. 

이후 파벌은 미쓰즈카를 거쳐 1998년 모리 요시로에게 넘어간다. 이 둘은 아베파의 4천왕으로 불리며 파벌을 이끌던 인물이다. 이때 파벌은 '21세기를 생각하는 모임·신정책연구회'라는 긴 이름을 가진다. 

회장에 취임한 모리는 파벌의 이름을 오늘날의 세이와(淸和)정책연구회로 개칭, 파벌 내 발언권이 컸던 고이즈미와 함께 파벌을 장악해 나간다. 2000년 4월 다케시타파의 오부치 총리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모리가 그 후임으로 낙점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절차가 무시됐으며, 자신을 포함한 유력의원 5명의 밀실야합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비난의 대상이 된다. 또한 오부치 정권을 승계함으로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세이와켄이 자민당 정권의 중추가 된 것은 모리 총리의 뒤를 잇는 고이즈미 총리 때부터다. 

2001년 총리에 취임한 고이즈미는 어떤 파벌에도 적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한편으로는 당내 최대 파벌이었던 하시모토파(오부치파의 후신)를 저항세력으로 규정한다. 

실제로 하시모토파를 당 집행부에서 제외하고 참의원의 협력을 얻어 견제와 분열을 꾀한다. 이러한 엄호 속 세이와렌은 2005년 중의원선거에서 자파 신인을 대거 당선시키고 당내 제1 파벌로 부상한다. 

고이즈미가 2006년 9월 퇴임을 결정하자 아베 신조가 총재 경선에 출마했다. 경쟁상대로 같은 파벌의 후쿠다 야스오가 나섰다. 두 명 모두 전임 회장의 2세라는 공통점이 있어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자칫 파벌이 분열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결국 후쿠다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물러났다. 이는 파벌 회장 모리가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모리는 1차 아베 내각이 출범하자, 외무대신을 지낸 마치무라에게 회장을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

아베에게 총재 자리를 양보한 후쿠다는 아베가 건강을 이유로 1년 만에 사임하자 그 뒤를 이어 총리가 된다. 이로써 세이와켄은 모리에서 후쿠다까지 4대 연속으로 총리를 배출하는 기록을 남긴다. 

마치무라는 세이와켄 7~8대 회장으로 8년간 재직한 후, 2014년 12월 중의원 의장에 오른다. 중의원 의장은 파벌의 회장을 겸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에 따라 마치무라는 고이즈미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지낸 호소다 히로유키에게 회장직을 넘긴다. 

호소다는 지난해 9월 아베의 후임을 결정하는 총재 선거에 자파 후보를 내지 않고 당차원에서 스가를 지지하도록 했다. 이에 아소파·니카이파 등이 동조해 무파벌의 스가를 총재로 선출했다.

일본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는 10월21일까지 중의원선거를 치르게 된다. 전국단위 선거는 총재가 총괄하는 것이 자민당의 관례다. 따라서 스가의 교체 없이 선거를 치를지, 내각을 총사퇴시킨 후 새로운 총재 체제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50% 이상 세에와켄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상위권에 올라있는 아베가 또다시 등판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다음 편에 계속.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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