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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대응 나선 '한국국토정보공사'와 대화로 풀자는 'LG'

지난 16일 LX 상표권 두고 협상 나섰지만…이견 좁히기 실패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3.23 15:29:10
[프라임경제]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신설 지주사 LX홀딩스의 사명 사용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해 양사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LG그룹과 LX는 지난 16일 사명 관련 미팅을 가졌지만, LX 측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LX' 상표 사용에 대한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강경한 LX "혼란 가중시켜"

23일 업계에 따르면, LX 이사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LG 신설 지주사가 사전협의 없이 LX로 사명을 결정, 상표출원을 강행한 데 대해 가처분 신청 등 법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LX 이사진은 "LG 신설 지주사가 동일한 사명을 사용하는 것은 그간 쌓아온 주지성과 차별성에 무상으로 편승하는 처사다"며 "공공기관의 신뢰성·공신력 하락과 국민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이사회 운영위원회가 LG 신설 지주사가 LX로 사명을 결정, 상표출원을 강행한 데 대해 법률 방안을 강구하기로 결정했다. ⓒ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이처럼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LX는 2012년부터 'LX'를 기업 이미지(CI, Corporate Identity)로 낙점, 10년째 영문 약칭으로 사용해왔다. 이후 브랜드 홍보에 332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그러나 LG그룹 지주사 LG는 11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지주사 분할 계획을 승인 예정'이라고 공시했고, 이어 LG신설지주(가칭)로 불리던 분할 지주사의 사명을 LX홀딩스로 확정해 동일 사명을 둔 양사 간 갈등이 심화됐다.

양사 갈등의 시작은 LG그룹이 이달 초 특허청에 △LX △LX하우시스 △LX MMA 등 100건이 넘는 상표를 등록하는 등 'LX' 사명 사용을 위한 사전작업에 나서면서 본격 촉발됐다. 곧이어 LX 측도 특허청에 'LX' 관련 상표 12건을 출원하면서 맞대응했다.

특히 LX 측은 LG그룹에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동일 사명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사명을 사전 조율치 않은데 따른 유감 입장을 전달하는 등 불편함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LG그룹 측은 이미 상표 출원 전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황한 LG "상호 노력 필요"

잡음이 계속되자 LG그룹 측은 LX 측과 사명 관련 미팅을 가질 예정이라며,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취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양사의 임원급 만남이 성사돼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양사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뚜렷한 합의점 도출은 이뤄지지 않은 채 다음을 기약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LX 측은 동일 사명 건에 대해 적극 대응키로 내부적 결론을 내린 모습이다. 그동안 "지적측량 등 국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준정부 기관인 만큼 민간기업과 동일한 사명일 경우 공신력이 크게 떨어지고 국민들이 헷갈릴 수 있다"라는 동일 사명 불가 이유를 앞세워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법적 대응 시사를 통해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에서 분리해 나가는 구본준 고문의 신설 지주사 사명이 'LX 홀딩스'로 결정된 가운데 이를 두고 국토정보공사(LX)와 갈등을 빚고 있다. ⓒ 연합뉴스


LG그룹 측은 사명 관련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LX 측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자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이와 관련해 LG그룹 관계자는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지난 16일 사명 관련 혼선 최소화 및 상생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에서 공사가 법률적 방안을 강구할 것을 결정한 데에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상표는 로고·디자인·색상 등이 명확히 구분돼 오인 가능성이 적고 영위하는 사업 내용도 전혀 달라 공사 측 주장은 현실성이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논쟁 대신 양사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LG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LX홀딩스 사명을 포함한 지주사 분할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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