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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TSMC와 삼성전자 겨냥?

연내 2개 신규 공장 건립 추진 "세계 최대 수준 IP 제공"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3.24 10:55:19
[프라임경제]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업체(IDM) 인텔이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16년 처음 진출했다가 2년여 만에 철수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진정한 종합반도체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온라인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 진출 계획을 담은 'IDM 2.0' 비전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IDM 2.0 비전의 내용은 200억달러(한화 약 22조6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게 골자다.

이날 겔싱어 CEO는 "반도체 설계에 집중하는 대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해 이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기도 하겠다"며 "세계 최대 수준의 지적재산(IP)을 고객사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텔은 패키징 등 연구개발(R&D)에선 IBM, 설계 분야에선 케이던스·시놉시스 등과 협력해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연내 2개 신규 공장 건립을 추진한 뒤 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제조시설을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인텔은 미국 내에서 4개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겔싱어 CEO는 이와 관련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는 모바일 장치에 사용되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아키텍처 ARM 기술 기반 칩과 자체 아키텍처인 x86 칩 등 다양한 칩을 제조할 것"이라며 "파운드리 고객사로 아마존·구글·마이크로스프트(MS)·퀄컴·애플 등을 끌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고객사로 끌어들이겠다고 언급한 회사들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들이라는 점이다. 즉, 이미 외주를 주며 협력하고 있는 회사들과 경쟁하겠단 것.

이를 의식한 탓인지 겔싱어 CEO는 "TSMC와 삼성전자 등 외부 파운드리 활용을 늘릴 것"이라면서 외부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 강화 의사를 밝혔지만, 사실상 TSMC와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표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인텔의 이번 결정은 심화되고 있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해소를 통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텔은 AMD와 같은 신흥 경쟁사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으며, 애플과 MS 등 주요 고객사들의 독자 칩 개발 선언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 부족 형상을 해결키 위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세재지원 등의 새로운 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 지원에 힘입어 과감한 도전에 나선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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