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 기본주택 향한 커져가는 기대…"문제는 아직 허울뿐"

2021-03-25 18:06:21

- 패러다임 전환 '무주택 누구나' 법 개정과 후보지 선정 등 기반 자체 전무해

▲'GH 기본주택 홍보관' 외부 전경. = 선우영 기자


[프라임경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기본주택 사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성공적으로 정책이 안착될 경우 고질적인 주택 공급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경기주택도시공사가 관련 홍보관을 개관하는 등 본격적으로 '정책 알리기'에 돌입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확대중이다. 과연 이재명식(式) 기본주택이 이런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직접 홍보관을 방문해 상황을 살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역세권 등 핵심요지에 무주택자가 30년 이상 장기 거주가 가능한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제도 개선과 함께 3기 신도시 공급 물량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하도록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는 지난해 7월21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기본대출과 함께 내세운 핵심 정책 공약 '기본 시리즈' 중 하나인 '기본주택 사업'의 본격 추진을 제시한 것이다. 

GH가 언급한 '기본주택'은 토지공개념을 기반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 주택을 공공재처럼 임대 공급하는 방식이다. 무주택자 누구라도 도심 역세권에서 30년 이상 주거 안정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장기 임대형 주택 사업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존 공공 주택 정책 패러다임인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를 '보편적인 주거권 보장'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까다로운 기존 공공주택 입주 조건과 달리 무주택자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긍정적인 여론이다"라고 설명했다. 

◆신개념 공공주택 "상품성 감안 시 적절한 임대료"

사실 기존 공공 임대 주택은 각종 하자발생과 더불어 주거환경 미흡 및 시설 노후화 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GH 측은 이런 문제 원인을 분석, 본질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보다 살고 싶은 질 좋은 주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자 제로(Zero) △분양 수준 품질 확보 △평생 거주 고려한 설계·시공을 '기본주택 3대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홍보관 로비에 비치된 'GH 기본주택 평형별 타입 모형'. = 선우영 기자


기본주택은 크게 장기임대형과 분양형으로 구분된다. 

장기임대형은 전용면적에 따라 △26㎡ △44㎡ △59㎡ △74㎡ △85㎡ 총 5개 타입으로 이뤄진다. 반면 분양형의 경우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되 주택은 수요자가 분양받는 형태로, 현재 △74㎡ △85㎡로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임대형과 분양형 모두 기본적으로 '장기 임대'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임대료는 입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GH에 따르면, 장기임대형 △26㎡형 보증금 1415만원·임대료 28만3000원 △85㎡ 6340만원·63만4000원으로 구상하고 있다. 분양형의 경우 △74㎡ 분양가 2억7700만원·임대료 29만5000원 △85㎡ 3억500만원·33만7000원이다. 

GH 관계자는 "기존 공공 임대와 비교해 비용이 부담될 순 있지만, 30년 이상 장기 임대인 동시에 한 차원 높은 상품성을 감안해 임대료가 책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GH는 보다 손쉬운 정책 이해를 돕기 위해 기본주택 홍보관도 지난 2월25일 개장, 불과 일주일 만에 누적 방문객 2000명 이상을 돌파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 속에 순항하는 분위기다. 

이에 본지 역시 홍보관을 지난 18일 직접 찾아 기본주택 모습과 더불어 현재 추진 상황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바이(Buy) 아닌 리브(Live)" 민간아파트급 퀄리티

기본주택 홍보관은 방문객들의 쉬운 발걸음을 위해 경기도청 신청사 옆, 신분당선 광교중앙역(4번 출구) 앞에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서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실내는 꽤 고즈넉한 공기를 풍긴다. 광장같이 넓은 로비는 감각적인 소품들과 인테리어로 꾸며져 마치 유명 카페를 방문한 듯 느낌을 선사한다. 

시선을 돌리니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이라고 기재된 GH 대표 슬로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GH 기본주택 홍보관' 로비에 비치된 소개 코너. = 선우영 기자


안내데스크를 지나 로비 주변 '기본주택' 소개 코너가 눈에 띈다. 해당 코너에서는 △기본 개념 △기존 공공 주택과의 차이점 △아파트 타입 등의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생소했던 기본주택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필자 주위에도 몇 관람객들이 관계자 안내에 따라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었다. 특히 뒤이어 입장한 20~30대 청년들은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듯 임대료나 마감재, 착공 시점 등을 꼼꼼하게 질문, 돌아온 답변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런 표정을 이어갔다. 

간단한 기본주택 소개 이후 코너로 들어서니 44㎡ 타입과 85㎡ 타입 견본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홍보관에 마련되지 않은 26㎡와 59㎡, 74㎡의 경우는 실물모형으로 대체됐다. 

실제로 접한 견본주택 첫인상은 기존 공공주택 선입견을 완전히 지울 수 있을 만큼 강렬했고, 특히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설계는 민간 아파트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필자가 먼저 관람한 85㎡형은 △주방 △거실 △침실 3개 △화장실 2개 △알파룸 △드레스룸 등으로 이뤄졌다. 발코니에 거실과 방 3칸이 붙은 '4베이' 구조를 취하고 있어 채광과 조망이 우수했으며, 발코니 확장도 옵션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기본주택 '85㎡형', '44㎡형' 내부 사진. = 선우영 기자

현관에 비치된 실내화를 신고, 내부로 들어가자 정면으로 작은 방 2개가 나란히 보였다. 두 방 사이 경계벽은 가벽으로, 세대 상황에 맞춰 큰 방 하나로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좁은 통로를 지나 마주한 큰 거실과 주방은 탁 트이는 시야와 더불어 최고급 강마루 바닥을 설치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또 곳곳에 배치된 수납공간은 붙박이 구조인 탓에 한층 쾌적하고 넓어 보이는 기분이 들었다. 

에너지 통합 관리 시스템(TEMS) 거실 통합스위치와 거실 LED, 홈 네트워크 월 패드 등 나름 첨단 설비도 빼놓지 않았다. 

거실을 가로질러 들어간 안방에는 최근 드레스룸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별도 드레스룸 및 펜트리로 마련해 한층 고급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선택에 따라 놀이방이나 서재, 옷방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알파룸'도 구성됐다.

85㎡형을 나와 우측에는 44㎡형 견본주택을 찾을 수 있다. 1~2인 가구 전용으로 설계된 이 주택은 △거실 △주방 △방 1개 △화장실로 구성됐다. 

현관 입구 바로 왼쪽 작은 방은 아기자기한 소품 및 인테리어로 꾸며진 아기방으로, 신혼부부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복도 좌측에는 주방이 배치됐고, 바로 뒤를 돌면 냉장고와 크고 작은 수납시설이 붙박이로 설계됐다. 작은 평형임에도 불구, 공간 효율을 극대화 하려는 세심함을 놓치지 않았다. 

거실은 1~2인 가구가 살기에 적절한 크기다. 아기를 가진 신혼부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한 쪽에 아기 침대와 책상을 겸할 수 있는 가변형 가구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또 거실 전체 크기의 발코니는 충분한 채광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실 구현 의구심 "기본 없는 기본주택"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기본주택 정책 자체가 현재 부동산 시장을 대체할 수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정책 발표 이후 많은 도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정작 아무런 계획 자체가 구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첫 삽을 뜨기 위한 사전 작업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의원들과 함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GH 기본주택 홍보관을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현행법 개정은 물론, 제도 개선과 사업 후보지 선정 등 추진 기반 자체가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기존 공공주택특별법 '입주 자격 제한'이 기본주택 취지(자격 제한 없이)에도 부합하지 않아 관련 법 개정 및 제정 절차 마무리가 제일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물론 이규민 의원이 지난달 25일 무주택자에게 30년 이상 장기임대형 기본주택을 공급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정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홍보관 견본주택도 향후 구현될 모습이 아닌, 기존 광주역 자연 앤 자이(85㎡ 타입)나 광교 경기 행복 주택(44㎡) 평면을 옮겨놓는 데 불과하며, 언제 어디에 어느 규모로 건설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나아가 GH 측은 30년 이상 장기 거주를 위해 '10년 경과 후 3년 단위 리모델링'을 시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임의 구조 변경은 '원상 복구' 책임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분양형의 경우 공동주택관리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입주자 책임 아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의문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기본주택 알리기에 급급하다는 점에서 현실성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유토피아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홍보관을 방문한 한 경기도민은 "이재명 도지사가 기본주택을 언급한 이후 추진 상황을 고대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경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정책 발표 당시 이 도지사가 유력 대권 주자로 꼽혔던 만큼 단지 대선을 위한 눈가림으로 비춰진다"라고 비난했다. 

GH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본주택 관련 법안 발의 및 시범사업지 발굴 등 법령개정과 후보지 선정을 위해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라며 "관련 내용이 확정되면 공개(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과연 도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는 기본주택이 '대선 공략용 정책'이라는 우려를 씻어내고, 보편적 주거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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