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25시] '알보병' 박재호와 '국개론식 역사경험론' 박영선

2021-03-27 11:15:10

[프라임경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을 열심히 하는 이'로 꼽힙니다. 부산외국어대 시절 학생운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리더십을 쌓은 만큼 사람들을 잘 끌고 이리저리 잘 엮어서 '일(1)을 이(2)로 하는 이'로도 불릴 자격이 충분하건만 책사나 싱크탱크보다는 현장 이미지가 강한 것이지요.

그는 정치인이라면 모두 해야 하는, 하지만 실상 가장 하기 싫어하는 벽치기(가가호호 방문) 등 현장을 누비고 민원이나 건의를 듣는 일에 가장 열성인 정치인으로 평가받습니다. 전화만 해도 놓치면 반나절 안에 반드시 리턴콜이 오는 걸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하다 못해, 민주당에서(자기가 아니라 당이나 당 소속 거물이) 뭔가 잘못된 일을 저질러서 항의성 전화에 시달려야 하는 때조차도 그렇다고들 얘기합니다.  

일찍이 그는 문민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역임했습니다. 참여정부 때 다시 청와대에 입성, 인사재무비서관으로 일한 적이 있으니 일솜씨도 있고 이제는 관록도 충분하건만, 여전히 '알보병(육군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소총수 보병을 표현하는 속칭. 비칭인 '땅개'보다는 훨씬 애정어린 뉘앙스)'으로 낮게 임하고 있는 셈이지요.

보수 일색인 민주당 소속이라는 역경을 스스로 택했던 만큼, 박 의원은 오래도록 금배지를 달지 못했었습니다. 그런 시간 끝에 주어진 기회이니만큼 소중하게 야인 시절처럼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들 주변에서는 분석하는데요, 바로 이 알보병 정신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조와도 맞닿는 셈입니다.

노 전 대통령도 부산의 지역주의 정치 현실에 도전했다 고생했지만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대처해 결국 지지자도 많이 늘었고, 결국엔 청와대에 입성했지요.

그런 박 의원이기에, 21대 총선에서 금의환향을 꿈꾸며 지역구 쟁탈전을 걸어 온 '부산의 딸'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방어해 내는 데 성공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남구청장 선거에 나선 박재범 당시 후보 출정식에 함께 한 모습. 지금은 남구청장이 된 박 당시 후보는 파란 자켓을 입고 있고 박 의원은 사진 가장 왼쪽에 서 있다. ⓒ 박재범 후보 선거사무소

주지하다시피 이 전 의원은 거칠게 공세를 펴는 공격수 스타일인 데다, 최근 부산시장 보선 기회가 생기자 바로 부산시장감으로 거론됐을 정도로, '정치적 비중과 인지도'도 거대하지요. 그런 '기갑부대' 같은 인물을 평소 뿌려놓은 '알보병'의 땀과 지역사랑만으로 꺾은 것이라, 총선 후에도 한동안 회자됐습니다.  

이번에 민주당 지지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민주당 내외에 술렁임이 있는데요. 문제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일각에서 말하는 상황 인식이 대단히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에 대해 "20대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30~40대나 50대보다는 경험한 경험수치가 좀 낮지 않는가"라고 말했는데요. 뭘 몰라서 정통 민주세력이 아닌 보수를 찍겠다고들 하는 것이라는 한심함이 배어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친문 세력들은 20 유권자 기류에 한심하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2007년 말 대선에서 패하고 보수에 거부감을 가진 세칭 '깨어있는 먹물'들 사이에서는 '국개론'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국민이 개새*라는 논의'의 줄임말인 국개론은 당연히 계몽주의를 기반으로 합니다. 대중을 그저 표로 보는, 더 나쁘게 말하면 대중은 그저 개돼지 정도로 보는 논리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것이라 진보에서도 국개론이 부각되자 비판과 우려를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지금 박 후보의 저 발언이나, 40~50대 일각에서 특히 승하고 있다는 20대 젊은 유권자 우향우 경향에 대한 '라떼식 비판'은 저 오만한 '국개론'이 잠복해 있다 다시 튀어나온 게 아니냐는 점에서 위험해 보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때, '노무현' 혹은 '박재호' 그리고 더 많은 무명 정치인들처럼 같은 바닥에서 누비고 일반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온 원래의 민주당 정신에 더 눈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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