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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시인, 굳은 잉크로 건네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

민심 어루만진 제 7시집 '어느 봄바다 활동성 어류에 대한 보고서'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1.03.29 16:15:40
[프라임경제] 국내 굴지의 대기업 비즈니스맨에서 민심을 어루만지는 시인으로 거듭난 조승래 시인이 '부드럽고 은근하게 꽃 같은 사람 이야기'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는 전달하고 있다. 제 7시집 '어느 봄바다 활동성 어류에 대한 보고서'가 출간된 것이다. 

사실 조승래 시인은 등단하기까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경남 함안 출생으로 대학교(무역학과) 졸업 후 한국타이어 상무로 퇴임한 이른 바 대표 비즈니스맨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이런 성과가 '문학청년' 조승래 시인의 갈증을 해갈하진 못한 것이다. 

조승래 시인은 향후 "활강을 하면서 내려가는 이제부터는 더 부드럽고 은근하게 꽃 같은 사람 이야기로 시의 근간을 설정하겠다"라고 언급했다. ⓒ 프라임경제


조승래 시인은 "고등학생 시절 산문 집필 경험을 되살려 2006년 수필집 '풍경'을 발간했다"라며 "하지만 고등학교 은사인 공영해 시인으로부터 수필보단 시를 쓰면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본격적 등단 과정을 시작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2010년 시와시학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조승래 시인은 1집 몽고조랑말을 시작으로 △내생의 워낭소리 △타지 않는 점 △하오의 숲 △칭다오 잔교 위 △뼈가 눕다 △어느 봄 바다 활동성 어류에 대한 보고서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집 '칭다오 잔교 위'는 세종도서 문학 나눔(2015년)에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계간문예문학상도 수상하기도 했다. 

조승래 시인은 "1~2집 집필 당시 부모님 두 분이 돌아갔을 시기라 그리움을 쓰며 많이 울기도 했지만, 이후 아픔을 시로 승화하는 법을 배웠다. 지금까지도 마음 속 생각을 시로 승화시키면서 그리움과 꽃 같은 사람 사이에서 시가 자라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조 시인은 이번 시집에 앞서 "입을 가리고 살아야 하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현실 앞에서 시인들은 밥을 먹고 시를 쓰고 내일은 희망이라는 비닐우산 하나 받들고 산다. 잠시 마스크를 풀고 굳은 잉크를 풀어 일곱 번째 시집을 낸다. - 먼 길이다"라고 운을 띄었다. 

마른 잎 몇 장
땅위에 엎드렸다가 사그라지더니

그게 마중을 간 것이구나
문패도 없는 거길 용케도 찾아

떡잎을 데리고 왔네
공손히 모시네

여기
또 저기서도
받드는 희망


-연두는 희망이다 中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사물을 내면화해 자신과의 관계를 성찰하고, 자연을 내밀하게 관찰해 동일화 유추로 시상을 전개하고, 생활 단면을 직관해 존재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며 "모색 단계를 넘어 시를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달인 자리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지난 세월 연마와 정진이 극진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이숭원 교수에 따르면, 조승래 시인 작품에는 세 가지 시적 특징이 눈에 띈다. 

우선 현상적으로는 삶 탐구에 중점을 두고, 철학적으로는 존재론적 본원 탐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학적으로는 절제와 풍자와 동일화 기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3가지 시적 특징이 다채롭게 혼융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현실을 풍자하고자 블랙 유머를 담은 통찰과 본원적 고향에 대한 복합적 서정을 표현했다. 

조승래 시인은 향후 계획에 대해 "시가 시인을 따라 함께 나이를 먹어도 젊은 시심은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활강을 하면서 내려가는 이제부터는 더 부드럽고 은근하게 꽃 같은 사람 이야기로 시의 근간을 설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맨에서 어느덧 시인으로 거듭난 조승래 시인이 등단 10년에 시집 7권을 내는 열정을 유지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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