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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LG전자 MC사업본부의 운명은?

매각 아닌 철수로 가닥…인력 전환배치 사전작업 착수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4.02 16:34:37
[프라임경제] LG전자(066570)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운영 방침이 오는 5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그간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재편 방향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함구해 왔지만, 이미 LG전자 내부에선 사실상 철수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사회를 통해 공식화하는 일만 남았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IP 두고 이견 갈려…협상 결렬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통해 MC사업본부 사업 철수를 결정, 최종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력 전환배치를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다는데 따른 추측이다.

업계 예상대로 MC사업본부 완전 철수가 확정될 경우, 지난 1월 사업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힌 지 약 두 달여 만에 최종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 운영 방침이 오는 5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 연합뉴스


그동안 업계는 LG전자 MC사업본부를 두고 △통매각 △분할매각 △철수 등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 왔다. 

실제로 LG전자는 MC사업본부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과 미국 구글, 독일 폭스바겐 등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매각 조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망에 올랐던 구매자들은 특허 등 지식재산권(IP)을 요구했지만, LG전자는 그간 쌓아온 모바일 관련 기술들을 타 사업에 접목하거나 특허료 수입을 얻는 형태로 활용하려 계획했던 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매각 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매각에 난항을 겪자 완전 철수 쪽으로 방향을 최종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철수가 확정되면 MC사업본부 직원 3700여명의 재배치도 곧바로 이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분산 배치 예상안도 나온 상태.

지난 3월23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LG전자의 MC사업부 인력 중 연구개발 인력을 △VS(전장)사업본부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의 합작사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분산 배치할 예정이다.

LG그룹은 MC사업본부 내 연구개발 인력의 노하우와 활용가치가 높다고 판단, 이들을 전장과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 중인 VS사업본부, LG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 사업 분야서 근무토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인력은 TV·에어컨 등 가전사업부 쪽으로 전환배치 될 예정이며, 이사회가 열리는 날 확정된 인사조정안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제기된 '매각설'

LG전자 MC사업부의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2분기 이래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탓에 누적 손실액만 약 5조원 달한다는 점 등이 매각설을 계속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올 초 LG전자 MC사업부 매각설은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임직원들 중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독특한 형태의 스마트폰으로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전략)'를 진행 중인 인력을 제외한 일부를 타 본부로 옮기고,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 1월20일 MC사업본부 운영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 연합뉴스


결국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월20일 MC사업본부에 대한 매각설로 내부 동요가 심해지자 본부 구성원들에게 사업 운영 관련 입장을 밝혔다. 

당시 권 사장은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와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며 "하지만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면 구성원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LG전자가 MC사업본부 매각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일부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 환영했다. 

반면, LG전자가 올해 내놓겠다고 공헌한 플래그십 모델 '레인보우'와 차세대 폼팩터 '롤러블폰' 등 모든 스마트폰 라인업 출시 계획을 전면 보류한 가운데, 이 스마트폰 출시만을 기다려온 일부 소비자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뒤 향후 부분 매각 등의 여지가 있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차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 중이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혀오고 있다.

배두용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역시 지난달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MC사업본부는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고려해 사업 운영 방향을 다각적으로 재검토 중"이라고 밝혀 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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