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컷] 이번엔 '생태탕'이라 다행이야

2021-04-05 15:25:30

[프라임경제] 정치인들에게 선거 당락은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일이기에 종종 논란이 되는 일은 총알 없는 전쟁 같은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치열한 공방전이 붙었던 사례 중에 '초원복집 사건'이라고 흔히 부르는 일도 있었는데요. 근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생태탕 증언 논쟁'에 시달리는 걸 보니 초원복집 등 몇 가지가 생각났습니다. 

부산권 기관장들이 모여 당시 여당 선거를 돕자는 식사 자리 작당을 한 일이 국민당(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정당) 관계자들에게 몰래 녹음당한 일이 이었습니다. '선거 부정' 대 '불법 도청'의 프레임 전쟁이 있었죠.  

▲초원복집 사건 혹은 초원복국집 사건이라고도 부르는 정치 비화의 무대였던 부산 초원복국에서 한 컷. ⓒ 프라임경제

그런데 당시 공직자들의 선거 개입이라는 어마어마한 일 대신 불법 도청이 더 부각돼 버리고, 관련자 처벌이나 선거 판세도 그렇게 기울어져 버렸습니다. 일종의 프레임 전쟁의 중요성 사례로 기억해 볼만한 일입니다.

잠시 이야기를 곁가지로 빼자면 이번에 오세훈 생태탕 논란은 같은 프레임 논쟁이지만, 저 사건보다는 메시지가 덜 선명하지요. 증언 내용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에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논쟁을 밝힐 스모킹 건으로는 약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초원복집 케이스는 녹음 테이프가 수중에 있는 참 명징한 경우입니다. 그러면서도 프레임 전쟁에서 밀린 경우도 있는 게 씁쓸하지요.

아무튼, 초원복집의 주목해 볼 점을 종종 후배 기자들에게 설명할 일도 있었는데, '서울 촌놈(내지 촌년)' 중엔 "복국이 뭐에요?"라고 눈을 초롱초롱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복집에 데려갔는데 아침 해장이나 점심 먹으러 간 거면 모를까 저녁엔 복해장국만 달랑 먹기 그렇다는 것이고, 오후 시간대 저런 이야기 했다가 내친 침에 퇴근길 복집에 데려가면 수육이든 뭐든 비싼 걸 사 줘야 하는 것이죠.

기억을 더듬어 보면 돼지나 양을 사준 적은 있어도 쇠고기를 후배들 사준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회도 대중화된 어종 정도), 아마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엔 당연히 "복집이 뭐에요? 그럼 복국은 또 뭐에요? 진짜 복어도 먹어요?"하는 동료·후배를 선뜻 데려가긴 어려웠지 싶습니다.

"이번 사건 장소는 생태탕이라서 다행이야" 소리가 나오는 건 그런 점에서인데요, 대신 생태탕을 먹으면서 증언의 신빙성 논란(번복 문제) 때문에 복집 사건 대비 설명은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내장 추가'나 '코다리찜 추가'도 해 줄 형편이 됩니다.

덤으로 그 논쟁에 말려든 오 후보가(시장이 될지 어떨지는 아직 확언하지 못하겠으나) "이제 한국도 선거자금을 적게 써서 깨끗한 정치를 해 보자"며 관련 법을 뜯어고친 한때 그 미담의 청년 정치인이었다는 이야기도 같이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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