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자민당 장기집권의 원동력, 파벌의 태동과 위력④

2021-04-06 09:55:41

- 다가오는 총재 선거…화려한 이력 지닌 다케시타파, 옛 명성 되찾나?

[프라임경제] 다케시타파의 정식 명칭은 헤이세이(平成)연구회, 약칭 헤이세이켄(平成研)이다. 이 파벌은 지난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총리를 지낸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가 창립한 게이세이카이(経世会)를 모체로 하며, 현재 다케시타의 이복동생 와타루가 회장이다. 

자민당의 보수 본류는 시조 요시다파에서 이케다파와 사토파로 갈라진다. 먼저, 이케다파는 미야자와 회장 때 가토파와 고노파로 분열한 후 각각 기시다(岸田)파와 아소(麻生)파가 된다. 이쪽을 고치카이(宏池会) 계열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계열은 사토에서 시작해 △다나카파 △다케시타(노보루)파 △오부치파 △하시모토파 △쓰시마파 △누카가파 △다케시타(와타루)파로 이어지는 목요연구회 라인이다.

다케시타파는 역사적으로 다나카파를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여느 파벌의 승계 절차와 달랐다. 1970~80년대 일본의 정계를 풍미한 다나카는 1972년 총재 선거에서 현직 총리 사토가 지원하는 후쿠다를 꺾고 총리에 오른다. 그가 총재 선거 때 주창한 '일본열도개조론'은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렀고, 이를 기반으로 총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140명이 넘는 의원을 이끌며 10년 이상 일본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다.

당시 다나카 휘하에는 후일 총리가 되는 △다케시타 △하시모토 △오부치 △하타 △가네마루 △오자와 등 쟁쟁한 인물이 포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나카는 10년이 넘도록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자파의 총리 후보도 내지 않았다. 이는 록히드 뇌물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총리를 한 번 더 하겠다는 욕심 때문. 

이러한 다나카의 독선에 불만을 품은 의원 40명이 1985년 2월 소세이카이(創政会)라는 파벌 내 파벌을 결성했고 그 중심에 다케시타가 있었다. 이에 다나카는 격노했지만 상황은 딱 거기까지였다. 그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정치활동은 더이상 불가능해진 것. 

이에 다케시타가 1987년 새롭게 기치를 올린 게이세이카이(経世会)에 파벌 의원 중 80%에 해당하는 114명이 참여한다. 이렇게 다케시타는 다나카의 적통을 이어받는다. 그해 11월 다케시타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파벌은 가네마루 대행 체제로 들어간다. 

그러나 가네마루는 다케시타가 복귀한 뒤에도 회장직에 눌러앉아 지휘체계에 혼란을 야기시킨다. 1992년 가네마루가 뇌물사건으로 물러나며, 상황은 간신히 진정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오자와가 후임 회장 선정에 불만을 드러내고 지지세력과 함께 파벌을 떠난다. 졸지에 제4 파벌로 전락한 파벌의 회장에 다케시타의 수제자로 불리던 오부치가 등 떠밀리듯 취임했다.

이듬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1955년 창당 이후 처음 야당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정권 기반이 취약했던 호소가와·하타 내각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붕괴한다. 이때부터 인간관계의 달인으로 불렸던 다케시타의 진가가 드러난다.

실제로 다케시타는 소수파벌을 이끌면서도 1995년과 1998년 각각 하시모토와 오부치를 연거푸 총리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파벌의 명칭을 헤이세이연구회로 바꾼 것도 이 무렵이다. 

10년 이상 자민당을 쥐락펴락한 다케시타파는 2000년 5월 오부치가 총리 재직 중 돌연사하고, 한 달 후 다케시타까지 세상을 떠나자 구심점을 잃고 정국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그 후 다케시타파는 총재 선거에서 독자 후보를 내지 못하고 다른 파벌의 총리 탄생 조역에 머물고 있다.

파벌의 궁극적 목표는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 권좌에 오를 인물을 배출하는 일이다. 현재 다케시타파에서 총재에 근접한 인물로 모테키 도시미쓰(茂木敏充)를 꼽을 수 있다. 중의원 9선에 아베 내각에 이어 스가 내각에서도 외무대신을 맡은 모테키는 도쿄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을 나온 출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인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그 밖에 6선의 현직 관방장관 카토(加藤)도 후보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인지도와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판이다. 

이로 인해 곧 다가오는 총재 선거에서 다케시타파는 과연 옛 명성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음 편에 계속.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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