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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모바일 사업 철수…기대와 우려 공존

"선택의 폭 좁아져 가격 경쟁 시 소비자 피해 우려도"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4.06 11:53:05
[프라임경제] LG전자(066570)가 모바일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에 해당 사업의 철수를 공식화했다. 

이번 LG전자의 선택에 업계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만년 적자에 시달렸던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자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선택의 폭이 좁아져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했다.

LG전자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 연합뉴스

LG전자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MC사업본부(모바일 커뮤니케이션)가 맡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어 MC사업본부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영업정지를 공시했다.

이날 LG전자는 영업정지 사유에 대해 "사업 경쟁 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부진"이라며 "내부 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 사업으로의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 철수설이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입을 통해 직접 확인되자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환영 의사를 보였던 일부 증권사들은 이날 철수 공식화 발표에 "스마트폰 사업을 떼어낸 올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이 4조 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장밋빛 관측을 내놨다.

특히 이들은 LG전자가 향후 마케팅 비용과 같은 고정 비용이 절감되면 영업적자 폭을 4000억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며, 줄어든 적자만큼 영업이익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오는 2022년부턴 이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첨언했다.

삼성 갤럭시 S21 시리즈. ⓒ 삼성전자


반면, 일각에서는 LG전자의 휴대폰 철수로 삼성전자(005930)의 독점은 더욱 심해져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로 1위를 기록했으며, 애플과 LG전자가 각각 20%, 1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삼성이 이미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LG의 탈선으로 1강이 절대다수를 차지한 역삼각형 구조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LG전자의 모바일 철수에 따른 수혜가 삼성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는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익숙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가진 삼성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가장 큰 문제는 독점 체제에서 상품 가격은 생산자의 결정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이다. 삼성 입장에선 당장 LG가 차지하고 있던 점유율을 경쟁사에게 뺏기면 안 돼 가격부터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 또한 소비자 반발을 의식해 가격 전략을 마음대로 가져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그러나 LG 스마트폰 선호 소비자 일부를 흡수한 이후부터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이들은 일갈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애플이 고가폰 경쟁을 벌일 경우 결국 피해는 상품 선택의 폭이 좁아진 소비자들이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은 시장 기능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경쟁 당국이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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