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여의도25시] '고작' 단어 하나에 퇴색된 조언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1.04.09 11:37:39
[프라임경제] 손혜원 전 의원은 7일 본인의 SNS 계정으로 "고작 1년 남짓 시장"이라며 "민주당 정신 차릴 시간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살 길은 오로지 검찰수사권 완전박탈뿐' '180석 총선 때도 같은 기레기, 같은 포털이다 닥치고 반성하세요'와 같은 글도 게재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작 1년 남짓 시장'이라고 강조해 논란이 생겼습니다. 

손혜원 전 의원은 7일 "고작 1년 남짓 시장"이라고 게재해 논란이 생겼다. ⓒ 손혜원 전 의원 SNS 계정

그 이유는 '고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이번 재보궐선거에 대한 평가절하한 것인데요.

해당 단어가 쓰이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비어버린 서울시장직을 얻기 위해 당헌을 고치면서까지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 초라할 뿐만 아니라 민주당하고 단일화를 한 열린민주당에 대한 자학으로까지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1년 임기를 가진 서울시장을 뽑기 위해 487억원이나 드는 비용을 서울시 예산으로 부담할 수밖에 없기에 환불을 해달라는 서울시민의 요청이 나와도 할 말이 없어지고, 특히 2주 동안 선거 유세를 했던 당 관계자들, 시민들의 노력이 모두 허탈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손혜원 전 의원이 브랜드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유명 브랜드를 만든 바 있다. ⓒ 백지연의 피플 INSIDE

손 전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 전 브랜드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소주 처음처럼과 청주 청하부터 음료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등 유명 브랜드를 만들어 광고계에선 전설로 불렸습니다.

또한 그는 방송을 통해 "브랜드로 사람들을 움직이기 위해선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며 "항상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어야 한다"고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충고를 해주는 모습도 보여줬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게재된 글 하나로 인해 "깨시민께 위로드립니다. 모두 정치인의 잘못입니다. 저도 잘못했습니다. 대선까지 앞으로 1년, 더 치열하게 같이 싸우겠습니다. 이번 선거 '때문에'가 아니라 이번 선거 '덕분에' 더 큰 목표를 향하겠다"고 포부를 강조한 글이 퇴색됐습니다.

폭스바겐은 만우절 날(4월1일) 볼트바겐으로 사명을 바꾼다고 발표하면서 주가조작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파장이 커졌습니다.

이처럼 단어 하나를 잘못 사용하면서 본인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준 사례 중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된다'는 노래 가사처럼 '고작'이라는 한 단어로 인해 원래 의도인 반성을 하겠다는 의지가 폄하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