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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양유업이 또…" 무리수가 된 '미필적 고의'

 

윤인하 기자 | yih@newsprime.co.kr | 2021.04.16 13:22:03

[프라임경제] 지난 13일 세간을 들썩인 한 연구진의 발표가 언론에 보도됐다.

그 날 한국의과학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심포지엄)에서 이들은 남양유업의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에 인플루엔자바이러스(HINI, 감기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 다음날 남양유업의 주가는 장 초반에 30%까지 폭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고 해당 유제품이 마트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일시적으로 품절되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임상실험이 수반되지 않은 결과로 인체 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는 검증된 바 없다며 즉각 반론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의 대응이 있은 뒤 기업의 주가는 이전보다도 낮은 수치로 급락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어제(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남양유업을 식품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 및 고발하는 입장문을 냈다. 식약처는 해당 발표에 사용된 △제품 △남양유업이 지원한 연구비 △심포지엄 장소에 대한 임차료 지급 등 밝혀진 정황으로 미루어 볼때 이번 발표는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사실상 제품에 대한 홍보라고 판단했다.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에 대한 허위광고를 자행함으로써 기업의 이미지와 제품 신뢰도를 역으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기업이 주가를 부양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발표 전후로 임직원들의 주식 거래가 있었는지 등 의혹을 밝히는 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 내부 정보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로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던 LH 사태가 있은지 한달여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번 사태를 놓고 '주가 조작'이라고 말하며 비판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자본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시기에 건전 자본 거래와 거리가 먼 기업의 눈속임이 드러난다면 이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2020년 '물량 밀어내기' '경쟁사 비난' 등 다수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비판을 샀다. 그 결과 지속되는 영업 손실로 인해 이번에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식약처의 입장 발표 후 남양유업은 실험이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단계 실험임에도 불구, 소비자에게 코로나 관련 오해를 일으켰다며 공식 입장문을 냈다. 

또 앞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연구 및 개발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다수 논란이 있었던 남양유업이다. 그들이 했던 지난 해명처럼 과오를 반성하고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기업으로 바뀌어 가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문에서 끝내 '진정성'을 찾아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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