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문앞배송 왜 안해 XX" 입주민 전화 폭탄…택배노조 임시 재개

택배노조 "기사 보호 위한 결정…일부 조합원 정신피해 호소"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1.04.16 13:43:21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6일 서울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아파트에 대행해 무기한 농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프라임경제] 택배노동조합이 입주민과 갈등으로 문앞 배송을 중단한 서울 강동구 아파트단지에 문앞 배송을 임시 재개한다. 

일부 입주민들이 택배기사를 향해 폭언과 전화·문자 폭탄 등을 보내며 집요하게 항의한 성과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6일 서울 상일동역 1번 출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일 시작한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해당 아파트 단지의 배송차량 진입 금지로 택배기사들이 배송에 어려움을 겪자 입주자대표회의에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대화 요청을 거부했고, 택배기사들은 이에 대항해 문앞까지 배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일부 입주민들이 택배기사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문자 메시지 폭탄을 날리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하자, 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문앞 배송을 일시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강동구 아파트단지 배송을 맡은 택배기사가 입주민에게 받은 문자 일부. ⓒ 택배노조



노조 관계자는 이번 '단지 앞 배송' 일시 중단 결정에 대해 "일부 고객의 과도한 항의 문자와 전화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라며 "경찰과 관할 지자체에 수백건의 민원이 접수되는 등 아파트 갑질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지금이라도 책임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과 한진 택배노동자들과 협의해 문앞배송 중단을 더 광범위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18일과 25일 각각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와 정기 대의원대회를 통해 투쟁 방안을 논의·결정 하기로 했다.

또한 아파트 단지 앞에 갑질문제 해결을 위한 농성장을 설치하고 매일 촛불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택배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산업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인 노동부는 즉각 저상택배차량을 사용해 택배업무를 수행하는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 등 산업안전 실태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A아파트는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을 우려해 이달 1일부터 단지 내 지상도로에서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배송 물량으로 차량 이동이 불가피한 택배기사들에게는 손수레로 각 세대까지 배송하거나 제한 높이 2.3m인 지하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는 저상차량을 이용하도록 통보했다. 

이에 대해 택배기사들은 배송 시간이 증가하고 몸을 숙인 채 작업을 해야 해 신체적 부담도 커진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