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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금융] "김프가 새로 나온 코인인가요"

'코린이' 백과사전…코인판 입문자용 용어 해설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21.04.16 16:53:13
[프라임경제] 가상자산 투자자 단톡방에서 한 참여자가 "김프가 새로 나온 코인인가요?"라는 당황스런 질문을 하더군요. '개그 욕심이 많나?'라는 생각도 잠시뿐 사뭇 진지한 그의 반응에서 '이것이 코인판에 덥석 입문한 코린이의 현주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몇 달 새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에이다, 도지 등 가상자산의 가치가 급등하며 코인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코인판 입문자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이들은 제대로 된 공부도 없이 바로 거래를 시작해 피해가 발생될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시장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투자자를 두고 업계에선 '코린이(코인+어린이의 합성어)'라 부릅니다. 

블록체인, 비트코인, 디파이(DeFi) 등 어려운 여러 개념을 정립하는 데도 많은 공부가 필요한 코린이들. 개념 정립도 중요하겠지만 코인판 은어를 알아야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겠죠? 코인판 은어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A: "A코인 잘못 탔다가 물렸어. 하루 만에 50% 떡락하더라고"
B: "그거 스캠 아냐? 잡코인을 왜 탄거야?"
A: "너도 떡락무새냐? 조만간 펌핑한다는 정보 있으니까 추매하고 존버 해야지."
B: "뇌피셜 오지네. 흑우냐? 빨리 손절하고 나와서 B코인으로 넘어와. 김프가 좀 높은 게 흠이지만 승차감이 좋아."

이 둘의 대화는 전혀 과장 없이 가상자산 투자자의 대화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대화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만 봐도 코인판 입문 시기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물리다 △떡락 △스캠 △잡코인 △손절 △떡락무새 △펌핑 △추매 △존버 △뇌피셜 △흑우 △김프 △승차감 등 코린이에겐 낯선 단어가 굉장히 많습니다.

◆주식시장과 비슷한 거래 용어들

코인판에 통용되는 용어를 훑어보면 주식시장 용어가 차용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최근엔 코인판 용어가 주식시장에서 사용되기도 합니다. 너무 유명해져서 신조어로 규정된 몇 가지 단어도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은어는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이나 주식이나 사고파는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주식거래를 해봤거나 혹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거래나 투자 관련 용어엔 익숙합니다.

이익을 본 경우엔 '익절' 반대로 손해를 봤을 땐 '손절'이라 표현합니다. 코인을 구매한 평균 단가를 '평단'이라 부르고, 코인매매를 위해 마련한 자금을 '시드'라 말합니다. '물리다'는 표현은 투자금에 큰 손실이 발생해 빠져나올 수 없게 된 상황을 말합니다. 주식시장에서도 많이 쓰는 표현이죠.

이 정도 용어는 주식시장을 안다면 충분히 미뤄 짐작해볼 수준입니다.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고 해도 말이죠.

급등, 급락과 비슷한 표현은 무엇일까요? 코인판에선 이를 두고 '떡상' '떡락'이라고 합니다. 주식시장과 달리 코인시장엔 등락 제한폭이 없어 적게는 1~2%에서 크게는 1000% 이상까지 떡상하기도 합니다. 물론 10배 이상 '떡상'하는 일이 자주 있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떡상을 기원하는 표현으로는 '투더문(달로 가자)' '가즈아' '영차' 등이 있습니다. 이 중 한국에서 시작된 '가즈아'라는 표현은 GAZUA로 변환돼 외국에서도 사용될 만큼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가즈아를 외치던 2017년말 이후 2018년 시장 침체기가 도래한 뒤 금기시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큰 폭의 떡상도 있을 수 있지만 하루만에 90% 떡락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합니다. 떡락과 연관된 표현으로는 '떡락충' '떡락무새' 등이 있는데 이들은 아무 명분 없이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이죠.

강세장을 두고는 '불장'이라 합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불 붙을 만큼 핫해서'라 오해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불의 의미는 '火'가 아닌 '황소(Bull)'를 뜻합니다. 반대말이 '물장'이냐 질문하기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겠죠? 하락장은 '베어 마켓(Bear Market)'이라 합니다. 

TMI를 보태자면 이 용어 모두 미국 투자시장에서 유래된 표현이며 △황소의 뿔이 위를 향해 상승을 뜻하고 △곰이 공격할 때 위에서 내려찍어 하락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코인판 특유 B급 감성

코인판을 주도하는 주 연령층은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그 때문인지 B급 감성이 담긴 은어들이 유난히 많은데요. 비트코인을 두고 '대장' '머장(대장의 야민정음식 표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서두에 언급한 '김프'는 뭘까요? '김치 프리미엄'의 약자입니다. 코인판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데, 거래소별로 가격이 제각각입니다. 한국이 더 비쌀 때 '김프가 꼈다'고 얘기하고 반대로 한국이 더 쌀 경우엔 '역프'라고 표현합니다.

전세계 지역을 대표 음식에 빗대 은어로 표현하기도 해요. △한국을 '김치' △미국과 유럽을 '버거' △일본을 '스시' △중국, 홍콩을 '짱깨'라 부릅니다.

'존버'라는 표현은 워낙 유명해서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자신의 생각을 '뇌피셜' 반대로 사실이 확인된 경우엔 '오피셜'이라 합니다.

세력과 관련된 은어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세력이 의도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행위를 '펌핑'이라 하며 이 때 해당 코인의 가격을 조종해 장을 이끄는 세력을 두고 '운전수'라 부릅니다. 때문에 투자한 코인이 안정적인 차트를 형성하며 우상향 할 때를 두고 '승차감이 좋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코인판에 있는 몇 가지 부정적 표현도 알아보겠습니다. 특정 코인에 대해 시의성 없는 호재를 제시하며 오를 것이라 말하는 사람을 두고 '선동충'이라 부르며 '흑우' 혹은 '흙두루미'는 호구(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를 뜻합니다. 

부정적 표현 중 가장 최악은 단연 '시체'입니다. '시체'는 현재 시장가대비 지나치게 고가에 코인을 매수한 사람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코인이 전고점 대비 50% 대 시장가를 형성하고 있다면 그 위 가격에서 코인을 구매한 사람들은 시체가 됩니다. 코인이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매물벽에 막힐 때 "시체 치우기 힘들다"라는 식으로 얘기하기도 합니다.  

◆코인시장만의 기술 용어

주식시장에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코인시장만의 용어도 꽤 많습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단어는 '스캠'입니다. 신용사기를 뜻하는 단어인 '스캠'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를 현혹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파산하거나 잠적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번지르르한 프로젝트 계획을 밝히고 ICO로 투자금을 유치한 뒤 파산한 많은 '스캠코인'은 시장의 암적 존재이기도 합니다.

알트코인은 'Alternative'와 코인의 합성어로 '비트코인을 대체할 코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리플, 에이다, 폴카닷, 트론, 유니스왑, 아이오타, 스시코인 등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코인을 알트코인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들에게도 등급이 있어서 '메이저 알트코인(주로 시총 기준 20위권까지)'과 '잡코인(시총 순위권 밖 코인)'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거래소마다 시세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두는 거래 방식을 '재정거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업비트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 바이낸스 비트코인 가격이 7000만원이라면 둘 간 차익은 1000만원입니다. 바이낸스에서 7000만원에 코인을 매입해 업비트로 옮긴 뒤 업비트에서 팔면 1000만원의 재정거래 수익이 생기는 셈입니다.

비트코인 개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의 이름을 딴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수량을 세는 단위를 말합니다. 0.00000001비트코인이 1사토시입니다.

이밖에도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과는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 다른 가상화폐를 만드는 작업)과 소프트포크(기존 블록체인과 새로운 블록체인이 서로 호환되는 업그레이드) 등도 반드시 알아야 할 용어입니다.

일정 시점에 그 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 새로운 코인을 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쉽게 풀이해 C라는 주식을 가진 사람에게 D라는 자회사 주식을 주는 거죠. 무상증자와 다르지만 비슷한 개념입니다. 이를 '에어드랍'이라고 하며, 조건과 수량은 코인마다 다릅니다. 대체로 호재로 작용해 에어드랍에 대한 공지가 나오면 코인은 떡상합니다.

메이저 알트코인 중 '비트코인캐시'라는 코인이 있는데 이 코인은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한 코인입니다. 비트코인 보유자에게 비트코인캐시가 '에어드랍'됐는데요. 최근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개당 100만원을 넘겼습니다.

'에어드랍' 시 코인수를 측정하기 위해 정해진 시점에 거래소에서 자료를 백업하는데 이를 '스냅샷'이라 합니다. 에어드랍 공지가 났더라도 거래소가 스냅샷을 지원하지 않아 에어드랍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가볍게 코인판 필수 은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용어들은 코인판 입문용 자료라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용어 외에도 수많은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시고, 코인판 입문에 앞서 꾸준히 공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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