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정부 '8월 백신' 발표에 제약업계 난색…백신 수급 상황 긴박?

백신 생산 제약사 주가 급등락 반복…"실체 없어 투자자 주의 필요"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1.04.19 10:42:37
[프라임경제] 정부의 '8월 백신' 발표에 백신 관련주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백신 공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설익은 정부 발표로 주식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그간 '계약이 완료된 정보만 공개하겠다'면서 백신 도입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다. 이번에 계약 성사 전 진행 과정을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정부가 무리수를 둘 만큼 백신 수급 상황이 긴박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15일 백영하 범정부 백신 도입 TF팀장은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계약을 진행 중이고, 8월부터는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8월 백신' 발표에 백신 관련주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장 주식시장에서 녹십자(006280), 에스티팜(237690), SK바이오사이언스 (302440)등 백신 관련 업체 주가가 급등했다. 여기에 휴온스글로벌이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한 기술도입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이에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다음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당국이 발표한 내용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과 관계된 사항은 아니었다"고 진화했다. 하지만 증시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백신 생산 업체로 지목된 일부 제약사들은 공식적으로 계약 추진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GC녹십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허가 및 유통 담당 사업자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으나, 회사는 공식적으로 표명할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GC녹십자는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모더나 백신의 수입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의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정부 발표 후 주주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아예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에스티팜은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합성기술 등 핵심역량을 확보해 생산능력은 갖췄으나 아직 충진 및 포장(fill&finish) 등 완제의약품 생산 설비는 갖추고 있지 않다"며 "mRNA 백신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역 상황과 맞물려 가장 신중을 기해야 할 백신 관련 계약과 공급 상황에 정부 스스로 확정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하면서 제약사 대부분이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 

정부가 언급한 모종의 계약이 정부가 관여된 3자간 계약이 아니라 백신 개발사와 업체간 2자 진행 중인 계약일 경우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 같은 계약이 진행중이라 해도 추후 백신 시생산 과정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동등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없던 일'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더구나 최근 남양유업(003920)이 검증되지도 않은 자사 제품이 마치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것 같은 발표를 했다가 당국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한 상황에서 기업에 이어 정부마저 코로나19 관련 주의 급등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백신 접종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과 불만을 잠재우려고 이례적으로 계약 상황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8월까지 어떠한 변수가 작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계약변수가 발생한다면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섣부른 발표로 인해 이해당사자들 간 사전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체가 없기에 주가의 변동폭이 클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