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칼럼] 근육옷감으로 스파이더맨 탄생을 기대한다

 

송춘섭 장애인고용공단 부장 | kepad2002@kead.or.kr | 2021.04.20 17:16:01
[프라임경제] 4월20일은 올해로 41번째를 맞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해소'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매년 일회성 행사를 되풀이하고 있어 안타깝다. 

장애 당사자인 한 국회의원이 국회로부터 제출받는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300명 중 장애인인식개선교육에 참여한 의원은 2016년에 4명(1.33%), 2017년에는 1명(0.34%)이었고 2018년과 2019년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법정의무교육이라는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해당 법을 만든 입법기관인 국회에서조차 법을 준수하지 않는데 일반 기업에만 강요하는 법정의무교육은 그 실효성이 불을 보듯 뻔하다. 생색내기 보여주기식 장애인정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런 와중에 반가운 뉴스 하나를 접했다. '스파이더맨'의 슈트처럼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근육처럼 스스로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옷감'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소식이다. 

머리카락 두께 절반보다 가는 40㎛ 굵기의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형태의 실로 만들어 옷감을 짜듯 직조한 이 옷감은 실제 옷감처럼 자르거나 접을 수 있고 힘이 필요한 신체 부위에 붙이기만 하면 절반의 힘으로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이 옷감은 손바닥 크기의 무게가 6.6g으로 종이컵 하나 정도에 불과하며, 우리 몸의 근육이 움직일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듯이 이 옷감도 머리카락보다 가는 형상기억합금에 전류가 흐르면 근육처럼 수축하며 힘을 낸다고 한다. 

이 근육옷감이 상용화되면 택배와 물류, 간병, 돌봄노동, 건설노동 등과 같은 힘든 육체노동이나 장애인 재활훈련 및 직업생활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도 장애인 고용촉진과 장애인근로자의 직업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각종 보조공학기기를 고용유지조건이나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장애 상태에 따라 맞춤형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여 '장애인 고용촉진과 고용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도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마음껏 움직이고, 필요할 땐 빠르게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즉 유니버설디자인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된 도구, 시설, 설비 등은 장애가 있는 사람뿐 아니라 비장애인들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이런 유니버설 디자인의 확대야 말로 모두가 존중 받는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송춘섭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 기업지원부장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