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SK 통신사업 진출 특혜 오해 지운 '2011 SKT 5G 대비 컨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5.03 10:02:27
[프라임경제] 금년 1월, SK텔레콤은 '대리점‧판매점 구조→온라인 전환'의 기치를 내걸었는데요. 이때 이 기업에서는 채널 문제 외에도 몇 가지 야심을 같이 드러냈었습니다. 판매 채널 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에는 본원적인 답이 아직은(?) 나온 것 같진 않으나 다른 노림수에 시선을 두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즉, 당시 SK텔레콤이 이렇게 나선 것을 두고 세간에서는 "5G 요금제에 경쟁 불 붙였다"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등골이 오싹한 이런 도발은 그렇지만 하루 아침에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배경을 잠시 살펴 보실까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1년 5월4일, 그야말로 앞서서 변화 대처와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선각자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11년 5월4일의 컨퍼런스콜에서 본원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고심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안승윤 당시 SK텔레콤 경영기획실장은 4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본원적인 서비스 경쟁력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졌죠, 

그는 이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SK텔레콤의 3G 네트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출시한 것으로 경쟁 우위 효과는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행간'이 중요한 말들을 던졌다면서 일각에서는 그의 발언을 요모조모 뜯어보기도 했지요.

즉 그는 "휴대폰 출고가 인하는 제조사가 결정하는 영역"이라거나 "마케팅비용에는 영향 없다"고 기존의 통신맨 시각에 기반한 발언을 던지는 듯 했습니다만, 특히 SK텔레콤 오픈마켓인 11번가의 해당 1분기 매출액과 거래액이 각각 611억원,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등 '시장의 변화 조짐과 갈 길'에 회사가 눈길을 주고 있음을 시사했었죠. 

특히 설비투자(CAPEX) 규모를 확대한 이유에 대해서는 "빠르게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었습니다. 그는 "카카오톡 등 특정서비스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곧 드러납니다. 그는 데이터 트래픽 폭증을 원활하게 수용하기 위해 주파수 추가 할당 신청 의지도 드러냈고요. 방송통신위원회가 재할당 하는 2.1GHz의 주파수 20MHz 대역폭에 있어 보유 중인 주파수로 2500만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계산에서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시사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런 노력이 항상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들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일찍이 5G 대비, "차 떼고 포 떼고 뭐 하자는 요금제?" 비난도

금년 1월의 요금제 실속 없음 논란이 바로 그 전형적인 예지요. SK텔레콤이 30% 저렴한 온라인 전용 5세대(5G) 요금제를 1월15일 출시하겠다고 선언하자, 새 요금제가 기존 가입자들의 선택약정할인이나 가족결합할인 등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그리 저렴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장에 비난 여론이 비등했었죠. 

이를 놓고 기존 SK텔레콤 가입자의 경우 기기변경을 하지 않는 이상 요금제를 변경할 수 없다는 것도 맹점이라는 아픈 지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이동통신 3사 모두 25%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은 전체 가입자의 70% 수준을 웃돈다는 전제에서 연초 SK텔레콤의 도전을 폄하하는 분석을 내놓았었죠. 즉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일면 '나머지 30%'는 '단말기 지원금'을 선택한 가입자로, 무약정 자급제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1~2% 수준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또 대부분의 약정가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IPTV 등 '상품결합할인'이나 '가족결합 할인'을 중복으로 받고 있어 요금제 갈아타기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불만도 대단히 뼈저린 대목이었죠.

다만 가족결합을 이용하지 않는 1인가구나 약정가입을 선호하지 않고 일반 요금을 그대로 지불하는 이용자, 자급제폰을 구매해 알뜰폰으로 넘어가는 이용자들에게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호평의 목소리도 당시 존재했음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차 떼고 포 떼고 실질적으로 고객에게는 이익이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것은 좀 심했다는 항변이 유효하죠.

◆채널 변화에 대한 응답 등 본질적 '업의 고민' 주목할 만

SK텔레콤의 5G 시대 대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루어진 것으로 근래 다양한 열매를 맺고 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Infra그룹장이 5G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2010년 가을의 5G 기술 세미나 실시간 영상 장면. ⓒ SK텔레콤


다시 이 금년 1월 도마에 올랐던, 요금제의 깊은 뜻에 대해 들여다 볼까요?

이 요금제 문제는 사실, 5G와 관련이 깊습니다. KT가 포문을 연 5G 중저가 요금제가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로 이어지면서 5G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리를 일부 눈치 빠른 이들이 한 것이죠.

서두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이 요금제와 함께 SK텔레콤은 유통 채널의 중심 이동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답을 제시했습니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어 향후 통신 분야도 온라인 가입이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통에 대기업인 SK텔레콤이 그냥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가입형태 변화에 답을 나름대로 내놓은 것이죠.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장기적으로 분석해 봐야 할 점입니다.

특히, 4G 가입자들이 5G로 가는데 허들로 작용했던, 요금제 대비 데이터가 부족했던 부분도 이 온라인 요금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이 역시 장기적으로 들여다 볼 '새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야말로 '3G 시대'였던 10년 전에 다양한 투자를 먼저 단행한 점(물론 10년 후인 오늘날의 5G 시대에서 보면 삽질인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은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초 자산이 돼 주고 있습니다.

요새는 조금 깨졌다고는 하지만, 이통 시장을 흔히 5:3:2로 표현합니다. SK텔레콤이 5를 차지한다는 시각인데요. 흔히 SK그룹이 이동통신업의 노른자를 일찍이 차지하고 오늘날까지 절대 강자로 경쟁사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황을 두고 '결혼 한 방 잘 해서'라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태원씨와 노소영씨의 결혼 즉 대기업 오너 일가와 당시 정권 유력자 집안의 결혼에 이통 분야가 섬유 등 산업 중심에 머물던 SK그룹에 선물로 주어졌다는 비판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3G 시대에 두 단계 뒤인 5G 시대를 내다 보고 노력하는 점 등 치열한 노력들을 보면, 과연 SK그룹이 주어진 바만 먹는 게 아니라, 물 들어 올 때 노 젓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10년 전 컨콜에서 열변을 토했던 이는 간 데 없으되, 그 열매는 오늘날 성공적으로 맺고 있음을 볼 때, 한 기업의 흥망성쇠에서 선제적 투자가 말은 쉬우나 실질적으로 이뤄지기도 어렵고 다만 성공하면 그 맛이 정말 달콤함을 봅니다. SK텔레콤, 그리고 SK그룹의 이통 무한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 한국인들의 흥미로운 연구거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