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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젠더갈등 동상이몽…'남성혐오 타파' 이준석 vs ‘페미니즘’ 강민진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1.05.04 15:12:31
[프라임경제] 지역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에 이어 젠더갈등까지 사회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48.8%가 젠더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하다고 밝힐 정도다.  

젠더갈등과 관련, 청년 정치인 출신인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주장이 돋보인다. 

◆"젠더갈등, 치명적으로 발전할 가능성 높아"

강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은 젠더갈등에 대해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 대표는 "젠더갈등을 주요한 사회문제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과거에는 젠더분쟁이 사소한 문제로 치부 됐지만, 젠더갈등이 주요한 정치적 이슈나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도 "과거 지역갈등이나 이념갈등으로 인한 폐해를 생각하면 된다"며 "(갈등이 생기면서) 특정인에 대한 불이익과 감정싸움이 발생한 것을 들 수가 있는데 젠더갈등도 그대로 담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갈등이나 이념갈등인 경우 지역 간 자존심이나 역사적 대립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라면 최근에 발생한 젠더갈등은 (생물학적으로 인한) 갈등으로 우리나라를 반으로 쪼갰다는 점에서 더 치명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젠더갈등의 원인 분석과 개념 인식에 대해 이들의 관점과 사례 해석은 확연히 다르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남녀갈등의 원인으로 정치인의 잘못된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강 대표는 "청년의 삶을 괴롭게 만든 진범은 스스로의 노력만으론 도저히 견뎌내거나 이겨낼 수 없는 뿌리 깊은 불평등과 부정의다. 여성 청년들은 성차별과 성폭력으로 인해 더 어려운 상황에 내몰려 있다"며 "남성 청년의 삶이 어려운 원인이 여성정책 때문인 것처럼 말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있는데, 진짜 원인이 아니라 가짜 원인을 제시해 나쁜 선동을 하고 있는 행태라고 평가한다. 젠더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행위는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광우병 사태처럼 사회적 문제를 남성의 잘못이라고 사상을 주입하는 것이 문제"라며 "82년생 김지영 작가의 인터뷰 내용 중 산책을 하는 것도 안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그 이유가 여자로 살기에 우리나라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망상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즉, 젠더갈등의 원인에 대해 강 대표는 여성정책을 하기 위한 정치인의 선동으로 판단하고 있고, 이 전 최고위원은 잘못된 사상 주입을 위한 행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남성혐오에 대한 인식에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강 대표는 "남성혐오는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며 "남성혐오라는 표현이 여성혐오의 대칭 개념인 것처럼 쓰이고 있는데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혐오는 여성에게 차별적이고 억압적인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와 체계에 의해 오래전부터 작동해온 개념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억압, 혐오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지적하는 표현"이라며 "남성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이 쓰일 때 이를 가리켜 남성혐오라고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모욕 자체로 규율하거나 평가해야 할 일이지 남성혐오라고 규정할 일이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페미니즘이 활발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도 가해자인 여성이 도발을 했음에도 커뮤니티 등을 통해 피해자 여성을 폭행한 파렴치범으로 몰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의 조사 결과 조작으로 밝혀지면서 젠더 갈라치기를 하려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청년 남성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받아온 차별이 누적된 상황에서 GS25와 같은 인화점을 넘기는 일이 생겨 이제서야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토론회 당시 남성혐오 문제를 사소한 문제로 치부한 것에 대해) 인권운동의 시발점을 보면 개별적인 것으로 볼 수 있기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인식 차이로 인해 GS25 남성혐오 논란, 포항공대 페미니즘 강연 취소 사건을 바라보는 논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강 대표는 "미국에선 1980년대 경제적 혼란 시기 제조업 남성 노동자들이 대거 해고되면서 사회적 불안이 만연해졌고 경제적·사회적 성취를 거둔 여성을 비난하는 내용의 미디어가 쏟아지는 형식의 반작용이 발생한 바 있다"며 "문제의 원인이 페미니즘이 아니라 불평등과 부정의에 있음을 깨닫고, 그 문제에 맞는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역갈등을 예시로 들면 호남인 경우 보수정권으로 인해 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호남의 90%가 특정 정당에 지지세를 보내고 있다. 일명 한이 맺힌 것처럼 젠더갈등도 페미니즘이라는 조류 속에서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 받아서 생긴 반작용"이라고 반박했다.

◆"혐오 표현, 자제하면서 젠더갈등 해소해야"

그럼에도 강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은 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에 관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은 "자살률인 경우 성별과 세대 등을 다 떠나서 우리나라가 순위권에 들 정도로 심각하기에 보편적인 문제를 특정 문제로 치환하는 것도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편적인 관점서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강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 모두가 젠더갈등의 문제가 과잉이라고 분석하면서 혐오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고 강 대표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논의·소통하는 정책 경쟁을, 이 전 최고위원은 당 내부에서부터 젠더갈등의 심각성을 설득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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