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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세부 내용 공개

오는 8월 서울관 시작으로 특별·상설 전시 통해 작품 선보일 예정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5.07 14:08:05
[프라임경제]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에서 열린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기증받은 미술품에 대한 세부 내용을 7일 공개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을 오는 8월 서울관을 시작으로 2022년 9월에는 과천, 청주 등에서 특별 전시 및 상설 전시를 통해 작품을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국립현대미술관 1488점 기증 받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이건희 컬렉션' 규모는 1488점(1226건)이다. 지난달 28일 삼성 일가가 기증키로 한 이건희 회장의 소장 미술품 2만3000여점(1만1023건)의 6.5% 규모다. 

이번 기증은 총 4회의 작품실견, 수증심의회의 후 작품반입 및 기증확인서 발급 등 미술관의 기증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모든 기증 작품은 항온·항습 시설이 완비된 과천관 수장고에 입고됐다. 

기증 작품은 △작품검수 △상태조사 △등록 △촬영 △저작권협의 및 조사연구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미술관 누리집에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기증받은 미술품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 연합뉴스


공식 명칭은 '이건희 컬렉션'으로 향후 작품 기본정보에 포함된다. 이 명칭은 누리집 공개·전시·출판 등 활용 시에도 표기돼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국민의 품으로 보내준 고인과 유족의 정신을 기릴 예정이다.

이건희 컬렉션의 구체적인 면면을 살펴보면,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과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이다. 특히 △회화 412점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 순으로 모든 장르를 고르게 포함한다.

제작연대별로는 195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이 320여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약 22%를 차지한다. 작가의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할 때 1930년 이전에 출생한 이른바 '근대작가'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가 작품 수는 약 860점에 이르러 전체 기증품의 약 58%를 차지한다.

작가별 작품수를 보면, 유영국의 작품이 187점(회화 20점·판화 167점)으로 가장 많으며 △이중섭 104점(회화 19점·엽서화 43점·은지화 27점 포함) △유강열 68점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권진규 24점 순이다.

◆'이건희 컬렉션' 전시 일정은?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을 통해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점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을 통해 모네·르누아르·피카소 등의 작품 전시를 열 계획이다. 

또한 2022년 3월에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을 통해 이중섭의 회화와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덕수궁관은 7월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 전(展)에 일부 작품을 선보이고 올해 11월 '박수근' 회고전에 이건희 컬렉션을 대거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 연합뉴스


2022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는 한국 근대미술전에도 이건희 컬렉션 중 일부를 선보여 수준 높은 한국 근대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과천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및 아카이브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새로운 만남'을 2022년 4월과 9월에 순차 개막한다.

청주관에서는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들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2022년 지역의 협력망미술관과 연계한 특별 순회전을 개최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강조했다.

◆미술품 기증이 가진 '상징성'

이번 기증의 가장 큰 의의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는 점이다.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중 1950년대 이전까지 제작된 작품은 960여점에 불과했다. 특히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기 소장품이 이번 기증으로 크게 보완돼 한국 근대미술사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건희 컬렉션 중 특히 주목할 점들은 김은호·이상범·변관식·김기창·박래현 등 한국화가의 '대표작'이 대거 기증돼 미술관의 한국화 컬렉션 질을 높였다는 점이다. 

또한 수집 예산이 적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좀처럼 구입하기 어려웠던 박수근·장욱진·권진규· 유영국 등 근대기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골고루 망라돼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울러 근대미술 희귀작도 여러 점 기증됐다. 나혜석의 '화녕전작약(1930년대)'을 비롯해 여성 화가이자 이중섭의 스승이기도 했던 백남순의 유일한 1930년대 작품 '낙원(1937)', 총 4점 밖에 전해지지 않는 김종태의 유화 중 1점인 '사내아이(1929)'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외 거장들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됐다는 사실도 상징적이다. 모네·고갱·피카소·호안 미로·살바도르 달리·마르크 샤갈 등 거장의 작품들을 국내에서도 만나보게 된 의미가 크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2022년까지 △작가명 △작품명 △재료기법 △제작연도 등 작품정보 데이터 구축을 위한 기초 학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제작시기와 성분분석 등의 조사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나아가 유족·생존작가·미술계 인사 등을 통해 작품관련 주요 정보 데이터도 구축한다. 기초 조사연구 완료와 함께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 도록 발간을 시작으로 기증작의 시기별, 주제별 의미를 분석하는 학술행사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다양한 연구 논문과 출판물로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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