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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아픈 손가락' 이재명계 민형배의 '천정배 향기'

 

김성태·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21.05.08 16:59:48

[프라임경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의 광폭행보가 문재인 대통령 치세 후반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측 사람들 중에서도 단연 매력적인 그의 위상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이재명의 장자방'으로 평가한다. 다만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이 지사 세력에 투신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호불호가 대단히 갈리고, 대선 지지도 1위를 기록하는 지금도 당에서 축출하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상황이 얼음판을 걷는 듯 하다는 소리가 나돈다. 

그런 터에 민 의원의 가담이 이뤄졌으니, '호남권 의원으로서' 이 지사 지지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는 첫손에 꼽히는 것. 마치 천정배 전 법무무 장관이 현직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노통'을 알아봐 주고 밀어줬던 인연을 떠올리는 것도 가능한 스토리다. 

거기에 '목포 3대 천재' 천 전 장관처럼, 민 의원도 유능하고 예의바른 정치인이라는 평이 적지 않다.

민 의원이 이재명 라인으로 활약하는 상황에 대해 청와대와 모종의 연결고리 기능이 언젠가 가능하지 않을까 섣부른 전망을 하는 호사가도 존재한다.

2015년 겨울,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맡고 있었는데, 이때 정치적으로 비주류의 압박이 상당했다. '친노패권주의'라는 비판에 시달린 것이다. 그때 당시 문 대표가 둔 2개의 건곤일척 주사위가 바로 감옥에 가 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탈당계를 내달라고 요구한 것이고, 또다른 하나가 자신과 가깝다는 평을 듣던 몇몇 당의 동량들에게 다가오는 총선에 출마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들은 문 당시 대표와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같이 '노통을 보좌한 전우'라는 지극히 따뜻한 인간관계였다. 아울러 당시 지방정치 기회를 잡아 구청장 등으로 뛰고 있는 상황. 당연히 능력으로 보나, 정치력이나 식견상 국회에 들어가기에 무르익었던 때다. 

그러나 정치적 맥락상 '문재인 당대표 체제' 안정을 위해 멸사봉공을 주문받았던 것이다.

당시 이들 중 일부는 격하게 반발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민 의원이 그렇듯 모두 문 당시 대표를 위해 질주 대신, 호흡을 가다듬었다. 민 의원이 오래 광주광역시에서 광산구청장을 지낸 이유가 여기 있다.

2016년 이용섭 당시 무소속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민형배 당시 광산구청장이 축사를 하러 몸소 나섰다. 이들은 광주광역시장 자리를 두고 부딪히는 라이벌이 되지만 민 의원이 국회로 방향을 틀면서 당분간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물론 그는 나중에 '도백'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광주광역시장 선거 구도에서 강한 경쟁 맞수 이용섭 전 건교부 장관과 직면했다. 

이용섭 현 광주시장은 중앙부처 경험과 의정활동 경력에 국세청 등 특수한 영역 경험도 두루 갖춰 공직자 출신 의원 중에서도 특이한 관운 소유자로 꼽힌다. 결국 민 의원이 총선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다. 

"하늘은 왜 주유를 낳고 또 제갈양을 낳았는가?"라는 탄식이 겹칠 정도로, 민 의원으로서는 '누구만 아니었으면' 거머쥐었을 시장직을 목전에서 포기하게 된 셈이라고도 평가할 수 있다. 

여하튼, 그는 결국 자기 정치를 꾸준히 실현한 저력으로 금배지를 달았고, 또 대선 주자 중 가장 자신과 배짱이 맞는 이를 택해 본격적인 '장자방의 길'에 발을 들였다.

근래 대선주자 선출 연기론에 그가 명분상으로나 실질상으로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다며 '엄청난 화력'으로 '일정 강행 주장 사자후'를 날린 것은 그와 이재명계에 새삼 시선을 모았다. 부산시당 위원장을 나름 지냈고, 민 의원처럼 청와대 경력도 있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띄운 연기론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완패라는 평. 

"전재수를 민형배에 비벼보는 건 안 될 말씀"이라는 이번 이벤트에 대한 한 정계 인사의 평가가 의미있다. 더욱이 그 발언이 이번 이벤트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자칫 장기 평가나 최종 평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민 의원은 광산구청장 시절,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도 앞서 실현한 바 있는 걸출한 '불도저'다. 참여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한 인연이나 당에서 연대했던 바만 강조하면서 떡고물을 챙기려는 일부 인사들과 대비된다는 소리가 그래서 적합하다. 청와대와 중앙정부의 '핫라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소리와 함께, 앞서 소개한 이재명 라인과의 연결 주파수로 기능할 수도 있다는 점은 그래서 유력하고, 그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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