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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속 제주행?…따가운 눈총 '부산 사하구의회'

최영만 부의장 "할 건 해야니까, 연수 가는 것"…원성은 뒷전, 1년째 의장직 공석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1.05.08 11:20:33

제주국제공항 입구에 세워진 돌하르방에 마스크가 씌어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기초의회가 또다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코로나19로 전국민이 힘겨워하는 이런 시국에 부산 사하구의회가 제주도로 의원 연수를 떠날 채비를 마쳐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12월 미국과 캐나다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경북 예산군의회 의원이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사하구의회 또한 못지않은 과거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7년 대만 해외연수에 14명이 다녀왔다. 하지만 딸랑 한 장짜리 '기행문(?)'을 낸 게 전부였다. 당시 연수를 빙자한 단체관광을 떠난 게 아니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이듬해 2018년에는 중국, 2019년 14명 전원이 일본을 다녀왔다.

2년 간 구의원(14명) 해외연수에 지출된 비용이 2018년 3406만 8780원(1인당 271여만원), 2019년은 전년도보다 1426만원이나 더 많은 총 4832만원을 썼다. 물론 이 돈은 모두 사하구 주민의 혈세였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갈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의 백신접종으로 사정이 좀 나아졌다고 보는 건지 사하구 의회가 원구성 파행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제주도 연수를 추진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에서는 매일 30~40명에 가까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수개월째 부산시 방역당국이 내린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도 풀리지 않아, 지역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번 연수 목적에 대해 최영만 부의장은 "예결 및 결산심사 기법 등 의회의 운영에 관한 교육을 받고 오기로 했다"며 "의원 전체가 같이는 못 가고 일정이나 교육 내용에 따라 4명씩 세 팀으로 조를 짜서 갔다 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원구성이 파행을 겪고 주민들의 반발이 클 텐데 부담을 느끼지 않나?"라고 묻자, 최 부의장은 "할 것은 해야 되니까 가는 것이다. 나름대로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어 다녀올 계획"이라며 재고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이런 시국에 버젓이 연수를 간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주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의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사하구의회는 지난 3월 김기복 의원이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부산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공석인 채 최영만 부의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논란도 많았다. 지난 2월 당시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두고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면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또 지난해 7월 의장단 선출에서 여야 구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였고, 결국 여성 의원들이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 응급실로 옮겨지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사하구의회 관계자는 "현재 의장과 운영위원장이 공석인 채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회 정상화는 뒷전에 두고 연수 갈 생각을 하는 발상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사하구의회는 의장,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3개(총무위원회, 도시위원회, 운영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현재 이 중에 의장, 운영위원장이 공석이며, 부의장, 총무위원장, 도시위원장 등 모두 야당 국민의힘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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