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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비호' 김부겸, '라임'에 밀린 이슈 순위 '새옹지마'?

친여권 감싸기 대열에 합류 보은 '마지막 공직' 챙기나 논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5.08 11:02:09

[프라임경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검증 정국이 '라임 사태'쪽으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결국 검증 통과로 가닥이 잡히는 양상이다. 

보수 야권에서는 차녀 및 사위 쪽을 물고 늘어지고 있으나, 김 후보자의 "따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위를 왜 연관짓느냐. 이것 자체가 '프레임'이라고 본다"는 거센 반격에 직면해 있다. 

그의 차녀 윤세인씨(윤세인은 탤런트로 활약할 때 쓴 예명으로 본명은 김지수)는 현재 영풍 일가(고려아연 등 알짜기업 관련)의 며느리다. 그런 사위와 딸이 돈이 없어서 그런 비리에 발을 담궜겠느냐는 호소인 셈이다.

일부 야권 인사가 거론하는 '고발'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이 문제보다는 '한명숙 감싸기 과거'가 총리 취임 이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한우 농사를 둘러보고 축산인과 대화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때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수행한 모습. ⓒ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7일 국회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재심 논란과 관련해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법원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판결에 대한 의견을 갖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법원의 판단이 아니라 검찰의 수사과정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사법부 판단 자체에 정면으로 맞서는 건 아니라는 한 발 빼기다.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으니, 이를 깨면 사법부 재심은 자연스럽게 버금딸림화음처럼 처리 가능하다는 계산도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검수완박'의 개혁 완성이 중요한 것이지, 진보적 색채가 강하다는 소리를 듣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버티는 사법부와 아옹다옹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김 후보자의 스탠스는 기존 친여 정치인들의 행보를 보면 문제가 별로 없는 안전 드라이브라 할 법한 처세술이다. 

2017년 8월 징역 2년을 채운 한 전 총리가 만기 출소하자,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이 옥살이에 대해 날선 언사를 쏟아냈다.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를 사실상 '적폐'로 규정했던 것. 이에 '조선일보'는 물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경향신문' 등 언론들이 대거 민주당을 비판하는 사설을 내놓을 정도였다.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는 "기소도 잘못됐고, 재판도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김현 당시 민주당 대변인은 "억울한 옥살이에서도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염원한 한 전 총리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평가하고 "향후 사법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검수완박'의 개혁이 중요한 것이지, 진보적 색채가 강하다는 소리를 듣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버티는 사법부와 아옹다옹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 뇌물 사건에서 7일 대법원이 진술 신빙성이 상당한 증언이 있는 경우 유죄 판단과 처벌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보수적으로 평가받던 70년 사법부 역사와 일치하는 이번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김명수 대법원호'가 과연 여권에서 우호적으로 평가할 만한 존재인지 본질적 의문이 제기된 것이라는 풀이마저 나온다.

적절히 처리하면 될 일에서, '김부겸 정치 인생 말년에 최악의 부담'으로 상황이 바뀐다는 우려는 여기서 출발한다.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로서 사활을 걸고 검수완박에 매진해야 하는 총대를 매는 신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인 셈. 검찰 개혁에서 본진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지만, 그가 전임자들(박상기 및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들) 대비 상대적으로 힘쓰기가 어려운 정치 지형에 처해 있는 건 사실이다. 

따라서, 총리의 도움이나 오히려 총리실이 주전 선수 역을 떠맡는 가능성마저도 논의가 필요하다. "본인의 말버릇상 가벼운 언사로 언제 또 사고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는 변호사가 있을 정도로 박 장관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

결국 본인의 청문회 답변대로 대권주자 대열에서 멀어지고 물리적 나이도 있어서 마지막 공직을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로 봉사하려 했는데, 상황이 전면전에 투입된 역전의 노장처럼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여권 일부처럼 '한명숙 코인'에 탈 수 있었던 것인데 상투를 잡았다고까지 평가할 수도 있다. 지역주의 정치문화 타파에 매진했던 김 내정자, 젊은 시절 투옥도 마다치 않고 정의를 갈구했던 김 내정자로서는 검은 돈 시비가 마지막 공직 수행 시기 내내 연결될 가능성 자체가 흔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랜시간 그의 정치 역경과 극복 구도를 지켜봐 온 이들도 뭔가 모호하게 돌아가는 현 상황에 마찬가지 심경일 수밖에 없다. 

이번 걱정도 과거 그 많은 고비처럼 '기우'로 종결하고, 자신만의 색채를 지켜낼 수 있을지, '김부겸 총리 시대 개막 카운트다운' 국면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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