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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비껴간 'ABC마트' 코로나는 못피했다

본사로 보내던 로열티, 전년 대비 24% 줄어든 '62억' 지급에 그쳐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5.10 15:09:50
[프라임경제] 2019년 7월 시민 주도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일본계 신발 편집숍 브랜드 ABC마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는 빗겨나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불매운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일본계 신발 편집숍 브랜드 ABC마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빗겨나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유니클로와 데상트 등 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들은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됨과 동시에 주 표적이 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는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일본 색채가 짙지 않았던 ABC마트는 불매운동이 촉발된 2019년 매출이 상승한 바 있다. 

견조한 실적으로 인해 ABC마트코리아는 일본 본사에 상표권 등에 대한 로열티 81억원을 지급하면서 국세청이 4~5년에 한차례씩 실시하는 정기세무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역외탈세로 인한 세무조사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 불매운동 무풍지대에 있던 ABC마트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하락을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ABC마트코리아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대비 17.3% 감소한 455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8.54% 줄어든 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와 같은 실적 하락의 주원인으로는 코로나19가 지목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던 ABC마트 실적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  

ABC마트코리아 측도 감사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은 국내 및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회사의 향후 수익과 기타 재무성과에도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불거진 '욱일기' 광고 논란

ABC마트는 사실상 일본 소유의 회사다. ABC마트코리아는 일본법인(ABC-MART, INC.)이 지분 99.96%, 국내 대표이사와 임원 등이 0.04%를 보유 중이다. 국내에서 압구정 1호점으로 사업을 시작할 당시 한일 합작사였지만, 일본 본사가 점차 지분을 늘려 현재는 순수 일본계 회사로 분류된다. 

특히 ABC마트는 미쯔비시와 미쓰이 등과 같이 대표적인 전범기업이나 일본 우익기업으로 거론된 적이 없으며, 유니클로와 데상트과 같이 높지 않은 인지도 및 자체 브랜드 미소유 등으로 인해 일본 기업임에도 불매운동에서 만큼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ABC마트가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이는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촉발된 시기 맞춰 욱일기 광고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기 때문.

ABC마트의 욱일기 광고 논란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019년 8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ABC마트가 일본 기업이라는 내용의 글과 ABC마트의 메가스테이지 광고 사진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서경덕 교수는 "ABC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이 유니클로나 무인양품에 비해 잘 안 되고 있다"며 "ABC마트가 일본 기업인 것 자체가 많이 안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0대 등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고 글로벌 신발 브랜드를 모아 팔고 있다"며 "상표명에 영어가 들어가 있는 점 등으로 인해 일본 기업보다는 미국 기업으로 많이 오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BC마트의 스토어인 메가스테이지에서는 욱일기(전범기)가 담긴 광고를 영상으로 노출하기도 했다"며 "이번 불매운동을 계기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 기업에 대해 많이 알려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 ABC마트코리아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6.7% 상승한 5459억원, 영업이익은 상품매출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1.9% 감소한 3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ABC마트코리아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일본 본사에 로열티를 81억원 지급했다. 2018년에는 로열티 82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ABC마트코리아 2020년 감사보고서.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하락으로, 로열티를 전년 대비 약 24% 줄어든 62억원 지급하는 데 그쳤다.

주목할 점은 81억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일본 본사에 지급했음에도 불구, 기부금이 2400만원에 대에 머물렀다는 업계의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2020년 기부금은 전년 대비 3691% 늘어난 약 9억1000만원을 기부했다는 점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하락세에도 전국 매장수는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ABC마트 매장수는 2019년 12월 기준 266개에서 다음해 동월 기준 297개로 31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수는 400여명이 감소했다.

ABC마트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가 매출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부 활동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부금 증액 배경에 대해선 "지난해는 국가적인 재난이 계속 이어지는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 더욱 많아져 전년 대비 기부 활동을 확대해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상생 및 소외계층을 위한 도움을 지속하는 등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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