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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필환경 시대"…'가치 지향' 소비자 잡는 유통가

'무라벨'부터 '재사용'까지 친환경 시도 전방위 확대…소비자 호응에 매출도 상승

윤인하 기자 | yih@newsprime.co.kr | 2021.05.14 16:51:51
[프라임경제] 유통가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이왕 소비하는 것' 자신의 신념에 따른 구매를 하는 요즘 소비자를 잡기 위해 기업들이 내세운 화두는 '필(必)환경'이다. 기업들은 '미닝아웃(Meaning Out, 가치지향 소비)' 트렌드에 따라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6일, 자체브랜드(PB)를 통해 '무라벨' 탄산수 2종(좌측)을 판매하기로 밝혔다. 농심도 이달부터 온라인몰에서 '백산수' 2L와 500ml 제품 판매를 본격화한다. ⓒ 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이달부터 온라인몰에서 무라벨 생수 '백산수' 판매를 본격화했다. 무라벨 용기는 페트병 분리수거 시 편의성과 재활용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1월 롯데마트가 선보인 무라벨 자체 브랜드(PB) 생수도 지난 3개월간 매출이 80% 가량 늘어나는 등 일회용 라벨을 뗀 페트병 생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기업들이 잇따라 '무(無)라벨' 생수병 전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005300)가 지난해 출시한 무라벨 생수의 경우, 1년 간 판매량이 500%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무라벨 생수의 흥행에 주목, 연내 모든 PB 제품의 라벨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GS25·CU 등 편의점 업계도 PB 생수를 무라벨로 바꾸고 있다. 

◆신선식품·배달업계, '다회용백' 늘리고 '일회용 수저' 뺀다

신선식품 및 배달업계도 일회용품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 포장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SSG닷컴의 '알비백(보냉백)'은 다음 주문에 문 앞에 걸어놓으면 배달원이 상품을 담아주는 식으로 재사용되며 다 쓴 후에도 반납할 필요가 없다. 

알비백을 자주 사용 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보냉력도 갖추고 있어 외출 시에 활용도가 높다"고 전했다.

쿠팡의 '에코 프레시백'도 같은 방식으로 재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후에는 반납한다. 마켓컬리도 이달부터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배달업계는 다회용백 외에도 수저 등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쿠팡이츠·요기요·배달의민족 음식 배달앱 3사는 오는 6월부터 소비자의 별도 요청이 없으면 이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페트병·폐그물'도 옷으로…'그린슈머' 겨냥하는 패션업계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랄프 로렌은 염색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을 모두 재활용해 폐수 발생 없는 공정을 목표로 하는 '컬러 온 디맨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 연합뉴스


패션 업계도 몇년 새 친환경 기업으로 활발히 탈바꿈하고 있다. 랄프 로렌(폴로)은 최근 염색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발생을 없애기 위해 모든 물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딜라잇풀은 지난해부터 '리젠(regen)'이라고 불리는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지속가능한 수영복을 출시하고 있다. 딜라잇풀은 포장재에도 무표백 사탕수수 재생지와 독성이 없는 콩기름 잉크로 프린트한 박스를 사용했다. 

삼성물산(028260)이 운영하는 빈폴 액세서리도 최근 폐 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호두 니트백'을 공개했다.

과거 '친환경 소재로 만든 우리 옷도 버려지면 결국 쓰레기'라는 의미의 메시지를 광고문구로 사용하며 국내 '그린슈머('그린(Green)'+'컨슈머(Consumer)' 합성어)'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파타고니아도 지난해 바다 속 버려진 폐어망을 재활용한 모자 '부레오 햇'을 만들었다.

◆"썩지 않는 빨대, 사용 안해"…친환경 넘어선 '제로웨이스트' 제품 곳곳에

버려진 이후 수백년 간 썩지 않는 '플라스틱 빨대' 문제에도 기업들은 친환경 정책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탈 플라스틱을 지향하는 '제로웨이스트' 소비자들은 일회용품 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고, 다회용 텀블러나 스테인리스 빨대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매일유업(267980)은 올해 초부터 190ml 우유팩에 빨대를 제거한 제품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와 역사를 함께한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도 지난 3월 '빨대 은퇴식'을 선언했다.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던 자리를 없앤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빨대가 필요 없는 음료 뚜껑 '뚜껑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 소비자들 사이에는 더 진화한 친환경 주의인 '제로웨이스트' 움직임도 존재한다. 이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제로(0)에 가까이 최소화하는 '탈 플라스틱'을 지향한다. 일상 속 플라스틱 제품들은 △대나무 소재 △다회용품 △스테인리스와 같은 단일소재 등으로 대체하고 샴푸·세제 등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의 실천을 돕고자 곡류·식재료 등 상품을 소비자가 직접 가져온 포장 용기에 담아 가져가도록 하는 제로웨이스트 숍 '더 피커(The Picker)'도 최근 생겼다.  

한 제로웨이스트숍을 방문한 소비자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는 미디어를 자주 접한다"며 "나 역시 환경오염에 원인을 제공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에 최근 죄책감을 느끼고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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