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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진 김기현, 조연은 조국…칼이 춤출 검찰총장 청문회장

여당의 총리 및 장관 임명 독주에 불만 증폭된 와중에 김학의 사건으로 충돌 불가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5.16 18:12:45

[프라임경제] 국민의힘이 사실상 차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16일 오후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당대표 권한대행)는 기자들을 만나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 문제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청문 일정과 관련해 "현재 법사위원장과 여당 법사위 간사가 유고 상태"라고 우선 짚었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논의할 구조 자체가 안 됐다"고 풀이했다. 

◆치밀한 빌드업, 김기현의 특기

절차적 문제를 거론한 셈이다. 보통, 이런 절차상의 난제는 정치적 합의나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해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절차상 이유를 드는 경우 조심스럽게 다른 해법 가능성을 열어 두거나 적어도 자신이 적극적 반대를 하지 않는다는 완곡한 발언 선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종의 실체적 다툼에 대한 의견을 드러냈다. 보통의 상황에서 한 발 더 나간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전체적인 방향에서 김 후보자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의심되는, 편향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김 후보자를 평가하기도 했다. 

절차상의 문제는, 이렇게 되면, 그저 일종의 방어벽을 기계적으로 친다는 선에서의 전쟁 의지가 아니라 전면적으로 공세를 펼 때 하나의 부차적인 문제로 작동할 것임을 시사한다. 이는 차기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임시 시스템으로 가동되고 있는 '김기현 체제'가 의지가 약하지 않다는 경고와도 맞닿는다.

일전을 각오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판사 생활을 거쳐 정치인이 된 김 원내대표는 초창기 국회 활동이나 울산광역시장직 수행 과정상에는 거친 면모나 힘의 논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캐릭터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낙마하고, 이후 금배지를 달아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색깔이 달라졌다는 평. 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부정한 의도로 기획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있으므로, 당연히 그는 시장직 재선 기회를 도둑맞았다고 생각한다.

청와대를 겨냥하는 공세적 태도가 근래 종종 엿보인다는 상황은 거기에 기반한다. 그런 그가 원내대표가 되고, 더욱이 당대표 자리가 빈 상황에 선장직을 한동안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치적 경륜으로나 전문성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하지는 않다.

오히려 정치 인생 내내 꼼꼼하게 '판결문 쓰듯' 일처리를 해 온 버릇이 이런 가중된 책임 상황과 엄중한 시국 양 측면에서 더더욱 촉진되고 있다는 풀이가 제기된다. 

그래서 치밀하게 상황 논리와 절차 문제, 실체적 논란 등 모든 면에서 '빌드업'을 해서 쌓아가는 공격 패턴을 결심했고, 이번에 그 실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미 '장물격'인 법사위원장직을 제1야당에게 돌려달라는 제의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의해 일언지하 거절당한 상태다.

◆수석 시절 행보로 조국 '겨냥' 당한 상황에 김오수는 '부록'

거기에 문제적 장관 후보 3인방 중 1명만 사퇴하고 둘은 청와대에 의해 인선이 강행처리됐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 인사 검증 역시 민주당의 독주로 처리, 청와대의 최종 도장 찍기가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독주와 이를 여전히 제어하지 못하는 여당, 그 불통 시스템에서 탄생한 김부겸 총리, 그리고 그 김 총리가 총괄하는 정부 전반에 국민의힘이 큰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총장 후보자 검증과 청문 매듭 과정까지 상당한 풍속의 바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이 주목하는 부분은 김 후보자의 법무부 차관 근무 시절 행적이다. 즉 그가 차관으로 일하던 당시, 일명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긴급출국금지 ' 과정에 개입했냐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김 총장 후보자(당시 차관)이 이에 어느 정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직접적 공세를 그간 자제하는 편이었지만, 검찰 전반을 이끄는 총장 후보자로서 무대에 서는 만큼, 철저한 규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단순히 보수 야당으로서의 자존심 문제만은 아니다. 이미 '김학의 출금 사건'에 대해 일부 기소가 근래 이루어진 바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주된 타켓으로 떠올랐지만(그는 현직 검사장으로 기소되는 충격적 기록을 남기게 됐다), 검찰 기소장 내용이 일부 드러나면서 법무부와 검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를 거칠고 독하게 치를 뜻을 시사했다. 사진은 최근 재보선 현장에서 지원 유세 중이던 모습. = 임혜현 기자

청와대의 여러 관계자의 민낯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정황 역시 소상하게 검찰에의해 기재돼 법원에 제출됐다. 이제 '법원의 시간이 열리는'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이 택할 길은 많지 않다. 이번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권력 쟁탈전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수 있다. 일명 '불임 정당'이 될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고, 이는 임시로 당대표 역을 맡고 있든 어떻든 간에 '김기현 체제'에게 오롯하게 짐지워진 숙제다.

여당의 협치 정신 부재와 이로 인해 독이 오른 김기현 체제가 주연하는 다음 검찰총장 적임자 걸러내기의 전쟁이 다가온다. '조국'이라는 여당의 핵심 아이콘, 그러나 어느 새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 거물이 조연으로 본의 아니게 뛰게 된 상황에서 '김오수 사냥'이라는 드라마의 기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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