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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 같은 공신력, '여자 친구' 같은 친숙함…'윤선생'

시대정신에서 무한도전으로…파닉스로 퍼스트 펭귄 자처 세대불문 사랑받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5.19 11:50:09

[프라임경제] 교육전문기업 윤선생의 노력이 치열하다. 최근 소천한 고 윤균 창업회장이 1980년 윤선생영어교실이라는 간판을 내건 이래, 늘 도전정신과 혁신을 강조해 온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윤선생은 코로나19가 혼돈을 일으키고 있는 교육 불확실성 시대에 나름대로의 나침반을 영어교육 소비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영어를 자연스럽게 발음하는 것은 낯선 단어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상당 부분 성패가 달려 있다. 낯선 단어라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추론 법칙을 깨우치는 '파닉스 학습법'을 한국 영어교육분야에 처음 접목한 인물이 바로 고 윤균 윤선생 창업회장이었다. 

◆자연스럽게 읽고 말하라 '영어의 패러다임 전환'

1980년대 성장가도와 1990년대 중산층 확대 등 교육시장이 성장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그저 문법에 매달리고 읽고 해석을 내놓는 데 치중하던 '종이 위의 영어' 관념 대신 '실제로 말하고 듣는 영어'로 패러다임 전환을 강제로 이뤄낸 것이 윤선생이었던 셈.

오프라인과 온라인 영어시장 전반을 장악하는 도전적 정신으로 윤선생이 주목받고 있다. ⓒ 윤선생

이로 인해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신을 꾀했다. 2010년 당시로서는 생소한 어린이 직업체험파크인 키자니아와 협력('영어 대사관' 개설)했고, 이에 그치지 않고 2013년에는 키자니아 '영어 대학교'로 리뉴얼을 단행해 식상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고급스럽던 영어교실을 유행하기 시작한 개념과 접목해 영어공부방 쪽으로 확장한 이미지 변화 노력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윤선생의 노력과 'B급 감성'도 마다하지 않는 '무한도전'을 반영하는 케이스였다.

2019년 3월에는 '초통영 퀴즈왕' 영상에서 빠른 템포의 전개와 B급 감성을 폭발시켜 화제를 모았다.

10대들에게 짧은 시간에 큰 인기를 모은 이 영상은 윤선생이 출시한 7~9세 맞춤 영어학습상품 '초통영(초등학교에서 통하는 영어)'의 바이럴 광고 영상이었다. 퀴즈의 명칭과 참가자 부스를 통해 '초통영'이라는 브랜드명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나, 마지막 퀴즈를 맞히기 전까지 '초통영'이 무엇인지 언급하지 않으며 궁금증을 자극했다. 3분 이상의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컷 단위로 장면을 박진감 있게 구성했다는 점 그리고 전문 성우의 위트 있는 더빙이 어우러져 영상의 재미와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가장 큰 소득은 전통의 강자, 다만 오래 전부터 있었던 브랜드로 '엄마 친구' 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다소 올드하게 어린 소비자들에게 느껴질 수 있는 우려를 적절한 시기에 '여자 친구' 브랜드로 시프트하려는 이 공략은 그 각도가 적절히 시장에서 파고들면서 큰 성공을 기록했던 것.

◆'B급 감성'부터 'AI'까지 늘 변화, 코로나에도 폭발적 성장

코로나로 교육 분야에서도 위기감이 높던 2020년에는 SK텔레콤(017670)의 AI 스피커와 교육 접목 시도를 통해 위기의 파도를 넘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윤선생은 AI 스피커를 중심으로 한 영어학습 서비스 제공 노력을 이미 시작한 터였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교사 방문을 선호하지 않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시대에 걸맞은 교육 변화 요청에 이 변신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는 식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교육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에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고, 지금 성숙 단계로 결실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2~10월 화상관리 통합서비스인 '윤선생 베이직' 가입 회원 수는 재낙년 동기 대비 77.3% 증가한 것으로 윤선생 측의 집계에 나타나기도 했다. 2018년 1월 처음 선보인 서비스가 위기에 오히려 폭발적 성장 효자로 등극한 셈이다. 

윤선생 베이직의 경우, 화상교육 서비스 스마트베플리를 통해 매월 4~8회 15분씩 1대1 과외 방식의 영어수업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음원을 포함해 매월 4권의 교재 등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오프라인에서 쌓아온 저력과 온라인 경쟁력이라는 새 포인트를 양수겸장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윤선생은 '한겨레' 선정 교육 부문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는데, 당시 심사평 기사를 보면 당시 명칭 윤선생영어교실의 성공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상당수 1위 상품들이 잘 알려진 대기업 제품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위치가 너무나 당연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소비자도 단지 대기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당 상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당시 지적은 적확할 뿐더러 지금도 시사점이 있다. 날마다 새로운 서비스와 다양한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상황, 꾸준히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는 어려운 일을 윤선생이 해내고 있다.

저 2007년 당시 히트상품 소개 기사의 표제, '한발 앞선 시대정신 전설의 시작' 표현이 낯간지럽지 않은 오늘날의 위상은 돌이켜 보면 1980년대 파닉스 도입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에게 얼마나 영어를 잘 가르치느냐를 넘어서서, 기존 학습 패러다임에 매이지 말고 더 잘 할 수 있는 새 길을 찾으라는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시스템과 마인드를 전국에 깔았던 셈이기 때문이다. 파닉스의 정신이 바로 윤선생의 변함없는 도전과 망가지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 자세를 지금도 지배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의식적인 선호가 브랜드 가치만이 아니라 신뢰를 유지한다는 풀이다. 

이제 창업주는 별세했지만 그 이름값을 두 아들이 물려받아 이끈다. 윤선생의 무한도전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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